30년전 주윤발과 성룡이 손 잡았던 이유
30년 전 1월 15일, 300명이 넘는 홍콩 영화인들이 홍콩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성룡, 주윤발, 주성치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모인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이 시위는 ‘영화계 폭력을 반대하는 홍콩 공연예술산업 시위’로, 이들은 조폭과 유착한 영화계에 대한 항의, 경찰의 보호 부족에 대한 분노로 뭉쳤습니다.
당시 홍콩 연예계는 조직폭력배인 흑사회의 손아귀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조폭 세력이 연예계에 침투, 영리를 목적으로 영화인들을 협박, 강압해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게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폭력을 동원하는 건 예사였고요. 배우들은 시위 현장에서 인터뷰를 갖고 영화 촬영을 위해 상납을 해야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었는데요.
먼저 그들에게 5만 홍콩달러(763만 원)를 주고, 이후 매일 5천 홍콩달러(76만 원)씩 주고, 현장 철수할 때 3만 홍콩달러(457만 원)씩 줘야 했어요. 안 주면 세트장을 불태웠어요. 말도 안 되죠.
(성룡, TVB 인터뷰)
당시로써는 큰 돈인 수천만 원씩 조폭의 손에 관리비 명목으로 상납이 돼야 했던 거죠.
주윤발의 인터뷰는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조폭들에게 관리비를 지급하지 않자 촬영 현장에 유리로 된 큰 병을 던졌다고 증언했는데요.
돈을 안 줬더니 (건물 아래로) 물건을 던지더군요.
(주윤발, TVB 인터뷰)
톱스타를 포함한 영화인들이 시위에 나선 결정적인 이유는 필름 강탈 사건 때문이었는데요. 1992년 1월 8일, 조폭 측이 관리비를 내지 않자 협박을 위해 후반작업이 되지 않은 영화 ‘가유희사’의 필름을 빼앗아간 겁니다.
결국 이 사건에 분노한 영화인들이 1월 15일 거리로 나서게 됐고, 영화인들은 이를 계기로 1993년 12월 12일 홍콩공연예술인협회를 설립해 영화인 권익 보호에 적극 나서게 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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