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관두고 로펌 이직
연봉 7배 상승
국세청 소송 패소율 증가
대한민국 기획재정부 소속 정부기관으로 세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국세청.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걷어들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직원들이 최근 이탈해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한다. 조건은 연봉 7배. 어디이길래 국세청 출신을 모시는걸까?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김앤장, 광장, 세종, 태평양, 율촌, 화우 등 우리나라 6대 로펌으로 이직한 국세청 출신 이직자는 56명이나 된다. 이들은 이직 전(퇴직 당시 기준) 평균 연봉으로 6,867만 원을 받다가, 이직 후(지난 8월 기준, 퇴직자는 퇴직 당시 기준)엔 평균 4억 6,394만 원을 받았다.
이는 상관기관인 기획재정부 출신보다 더 높은 수치다. 6대 로펌들은 애초에 국세청 출신 위주로 인사를 치렀다. 예를 들어 업계 1위인 김앤장은 최근 3년간 국세청 출신을 14명 뽑았는데, 기획재정부 출신은 한 명도 뽑지 않았다.
그러면 왜 국세청 출신들이 로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까? 이들은 기업 세무조사 업무를 직접 수행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로펌으로 옮기는 직원들을 보면 ‘재계 저승사자’라 불리는 조사 4국 출신들이 대체로 많다고 한다. 주로 대기업의 기획 세무 조사를 담당했던 사람들이란 뜻이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발표한 ‘국내 6대 로펌 대상 조세 행정소송 패소 연도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은 6대 로펌과의 소송에서 25.2%의 패소율을 보였다. 전체 평균 패소율인 11.1%보다 2배 이상이었다.
공공기관의 패소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국민의 세금이 지출될 일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국세청의 낮은 패소율과 전관예우 문제가 지적됐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높은 연봉 앞에선 그동안 지녔던 신념도 무너지는구나”, “탈세범들이 국세청 전관예우 변호인들의 도움을 받아 세금을 도둑질한 셈 아니냐”, “전관예우 받지 못하게 로펌 취업 금지됐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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