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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황정민의 행동을 본 무속인이 깜짝 놀란 이유

홍란 기자 조회수  

1.이 영화의 전체 촬영지는 ‘곡성군’이 아니다


<곡성>은 이름 그대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곡성군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리얼리티 추구를 원한 나홍진 감독의 계획에 따라 오픈세트를 짓기보다는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촬영하는 올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전체 121회 차 촬영 중 97회 차가 로케이션이었고, 이 때문에 촬영기간만 6개월이 걸렸다. 촬영은 곡성, 함양, 철원, 구례, 순천, 장성, 해남, 장수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었다.

2.무속,종교적 특색이 강한 이 영화에 하필 집주인이…


감독과 제작진은 주인공 종구(곽도원)의 집을 한옥으로 설정했고, 곡성군을 비롯한 전라도 전 지역을 로케이션 했지만,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경상도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마음에 드는 한옥집의 형태를 발견하고 계속 알아보다가 결국에는 경상남도 함양에 마음에 든 한옥집을 발견하게 된다. 제작진이 원한 집의 형태와 구조는 경상도 지역의 형태였던 것이다. 뒷배경에 산도 있고 풀숏으로 촬영할 때 좋은 미장센을 잡을 수 있다는 홍경표 감독의 의견이 반영돼 이 집에서 촬영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이 집주인이 하필이면 교회 목사님이었다는 것. <곡성>을 본 이들이라면, 목사님 입장에서 이 영화의 촬영을 허락하기란 쉽지가 않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집이 간절했던 제작진이 한 달 동안 목사님을 찾아뵙고 설득해 간신이 집을 빌릴 수 있었다.

참고로 주 배경중 진짜 곡성군에서 촬영된 곳은 파출소였다.

3.알고보면 허무한 영화속 첫 오프닝 장면 비하인드

이 영화의 촬영감독인 홍경표 감독은 다른 제작진들 보다 일찍 아침에 일어나 촬영팀과 함께 지리산을 오고 가며 영화 속 일출 장면과 해가지는 장면까지 촬영하며 완벽한 장면을 포착하려 할 정도로 집요한 노력을 선보였다. 쿠니무라 준이 연기하는 기묘한 일본인이 낚싯대에 미끼를 연결하는 장면이 담긴 오프닝을 신비롭게 담아내기 위해 지리산의 모든 코스를 오갔는데,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지 못해 출발점이었던 섬진강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제야 그 섬진강이 자기가 원했던 장면이었던 것을 알고 이곳에서 첫 오프닝 장면을 촬영했다. 그가 얻은 교훈은 아무리 노력하고 준비해도 소용(?) 없다는 것이었다.

4.이 영화의 첫 촬영은 종구와 딸의 정겨운 시간

영화의 공식적인 첫 촬영은 종구와 딸(김환희)이 정겹게 시간을 보내는 장면으로 딸을 오토바이에 태우는 장면과 영화에 등장한 문방구에서 옷핀을 사주는 장면까지 당일날 촬영했다. 이때가 2014년 9월로 장장 6개월이 넘는 대장정의 시작이었다.

5.이 영화의 제목과 배경이 된 곡성군은 한자가 다르다

<곡성>은 특이하게도 영화 포스터와 공식 제목에 한자인 ‘哭聲’을 함께 표기했다. 이는 영화의 배경인 전라남도 곡성(谷城)군과 다른 뜻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제작진은 촬영 전 곡성군의 촬영협조를 얻기 위해 영화 내용을 설명했는데, 당연히 영화 내용을 들은 관계자들이 아연실색하며 지원을 반대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간절한 부탁으로 촬영은 진행되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본 곡성군 관계자들이 영화사와 언론사 측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아닌데 영화로 인해 우리 지역에 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지역명인 곡성과 의미가 다른 한자어와 함께 제대로 표기해 주기 바란다”
라고 말하며 ‘크게 소리를 내며 운다’는 의미의 한자어인 ‘哭聲'(곡성)을 함께 첨부하며 실제 지명과 다른 의미임을 강조했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로 곡성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곡성군도 ‘물들어 올 때 노 젓자’라는 각오로 영화와 연계된 지역 홍보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 덕분에 곡성군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증가했으며, 이 지역의 대표축제인 장미 축제에 역대 최다 인원이 방문하게 된다.

6.실제 어려운 장면을 대역없이 연기한 희생자역 배우들

이 영화의 첫 희생자이자 좀비로 모습을 드러낸 흥국을 연기한 정미남은 첫 장면을 위해 당일날 아침부터 이상한 호흡 소리를 내며 좀비 특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여기에 라텍스 피부에 물엿이 담긴 찐득한 용액을 몸에 붙여 장시간 동안 이 모습을 유지해야 했다. 촬영 현장이 더운 데다 엄청난 양의 물이 담긴 살수차를 동원해 비까지 내리게 한 상태여서 덥고, 추운 불편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분장한 모습을 유지해야 했다.

두 번째 희생자인 권명주를 연기한 박성연은 파출소에 알몸을 드러내는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추운 날씨 속에 옅은 옷을 입고 오랫동안 대기를 해야 했다. 여기에 나중에 좀비화 되는 분장 열연에, 나무에서 목매달고 자살하는 역할까지 직접 연기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발휘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에서 자살한 시신을 더미로 알고 있었으나, 사실은 그녀가 안전장치에 의지해 직접 연기한 장면이었다.

7.칸에서 이 영화가 비평가들 사이에 논쟁이 된 사연

<곡성>은 2016년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공식 상영되었는데, 공개되자마자 유수의 세계적인 비평가와 매체들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게 되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ema)’는 “<곡성>은 올해의 영화”라고 칭찬했으며, 프랑스의 최대 일간지인 리베라숑(LIBERATION)은 “나홍진 감독의 광기 어린 재능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미학적 미니멀리즘만 추구하는 감독으로, 타란티노 감독을 가벼운 퍼즐 제작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도대체 <곡성>이 왜 경쟁부문에 안 올라갔는지 설명이 필요하다.”(제롬 베르믈렝)라는 반응도 나왔는데, 이는 당시 현지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조그마한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영화가 너무 잘 나와서 생긴 문제였다고 할까?

8.심각한 상황을 웃기게 연기해 곽도원,손강국을 힘들게 한 전배수

건강원 사장이자 세 번째 희생자로 등장한 덕기를 연기한 전배수는 신스틸러이자 애드리브의 대가답게 현지 지역의 정겨운 인물다운 애드리브 연기를 펼쳐 배우들과 제작진을 웃게 만들었다. 특히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배우인데, 자기가 미지의 일본인에게 당한 이야를 종구와 성복에게 설명하다가 둘만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이 자식들이 나를 앞에두고 지들끼리 만담을 하네”

라는 애드리브를 던져 바로 앞에 있는 곽도원과 손강국을 순간적으로 웃길 뻔했다. 이후 자신이 일본인에게 당한 일화를 이야기하는 장면도 그만의 애드리브와 표현으로 설명된 장면이었는데, 완성된 영화에서는 이를 듣고 있던 손강국이 실 웃음을 짓는 모습이 함께 등장한다. 사실 이 장면은 전배수의 애드리브에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는 손강국의 처절한(?) 노력이 담긴 장면이었다고 한다.

9.영화속 무서운 연기를 즐겼다는 이 아역배우

<곡성> 촬영 당시 12살이었던 김환희는 촬영 합류 6개월 전부터 영화 속 몸을 비트는 연기를 표현하기 위해 무용 선생으로부터 장시간 특훈을 받았을 정도로 영화 속 연기에 열의를 보인 대단한 아역이었다. 아역으로서 연기하기 힘든 장면이 많아 나홍진 감독이 걱정했는데, 오히려 감독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관객분들이 저를 볼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보길 원할까요?”
라며 질문을 던지며 감독과 함께 연기에 대해 토론하는 등 당찬 열의를 보였다. 그러면서 몸을 비틀고 소리 지르는 고통스러운 연기를 할 때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다가 ‘컷’을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씩 웃어서 촬영 스태프와 감독을 안심시켰다.

10.이 영화가 시나리오 완성에만 3년 걸린 사연

<곡성>은 <황해> 이후 나홍진 감독이 4년 만에 복귀한 작품으로 시나리오 작업에만 무려 3년이 걸린 작품이었다.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이 길었던 이유에 대해 한국의 토속신앙, 가톨릭의 근원, 전 세계의 토속신앙 등 영화에 등장하는 종교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해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취재 활동을 펼쳤다. 현지 지역의 주민, 종교인들과 함께 생활한 것은 물론이며, 그 지역 종교에 대해 알아가고 질문의 범위를 좁히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특히 엔딩 신을 쓰는데만 7개월이 걸렸는데, 감독 본인이 마음이 심란해서 3,4개월은 그냥 가만히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었던 그의 무서운 집념이 담긴 작품이 <곡성>이었다.

11.알면 소름돋는 황정민이 휘파람을 부는 장면의 의미

황정민이 연기한 무당 일광이 영화 속에서 처음 등장한 장면이자 효진(김환희)을 보고 휘파람을 불며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는 장면은 얼핏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무속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매우 흥미롭고 놀라운 대목이었다고 한다.

<곡성> 개봉 당시 이 영화를 관람한 혜정법사라는 무당은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영화 속 무속 관련 장면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황정민과 쿠니무라 준이 영화에서 보여준 무속적인 행동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일광이 종구 집에서 휘파람을 부는 장면은 ‘소법’이라는 행위로, 보이지 않은 영을 찾기 위해 포착하는 주파수 대역으로 무속인들에게는 레이더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이를 통해 일광은 종구 집 장독 대안에 숨겨진 악한 영의 실체이자 주술적 매개체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그의 시선에서 이 영화는 무속과 다양한 종교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한 작품으로, 장면 곳곳에 그러한 디테일한 요소가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홍란 기자
manage01@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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