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강 코그노상트 회장
직원 2,000명·매출 5,500억
“다음 꿈은 여자 축구 구단주”
1981년 서강대학교를 자퇴하고 부모님께 혼수 자금을 당겨달라고 한 후 미국으로 건너간 여학생이 있다. 미셸 강(강용미) 코그노상트 회장이다.
강 회장은 서강대를 그만둘 당시 “아무리 잘해도 비서 이상 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강 회장은 대입부터 다시 시작해 시카고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돈이 모자라 식당 일을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고 학비를 아끼기 위해 대학을 조기 졸업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EY에 들어가 컨설턴트로 일하다 방위산업체 노스럽그러먼의 임원으로 이직했다. 이후 2008년 48세 나이에 미국 워싱턴 헬스케어 정보기술(IT) 업체인 코그노상트를 창업했다. 미국 연방정부와 공공기간을 상대로 사업을 수주하며 코그노상트를 10여 년 만에 연 매출 4억 달러(한화 약 5,500억원)에 직원 2,000여 명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무엇보다 직원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한 강 회장은 “미국에서 여자가 세운 회사는 100만 달러 매출을 넘기기 힘들 때가 많다. 그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게 다른 사람의 힘이고 팀워크다”며 “조직의 힘을 키우기 위해 매출이 2,000만 달러일 때도 10억 달러 회사에 뒤지지 않는 조건으로 직원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강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미국 여자 프로축구리그 전년도 우승팀 워싱턴 스피리트를 인수한 것이다. 강 회장은 2020년 12월 워싱턴 스피리트의 공동 구단주로 이름을 올렸는데,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 첼시 클린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딸 지나 부시 해거 등이 주요 주주명단에 올라 화제가 됐다.
그는 “미국에서 남자 축구 선수들은 4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는데, 여자 선수 평균 연봉은 고작 4만 달러다”라며 “올림픽 금메달도 따고 아이비리그 출신 선수들도 넘쳐나는데 연봉이 남자 선수의 10% 수준인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강 회장은 스포츠 데이터 사업으로 이 문제를 풀 생각이다. 여자 축구와 관련된 데이터를 이용해 스포츠 복권 같은 파생 사업을 키워 여자 축구를 남자 축구 못지 않게 큰 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3년 이내에 워싱턴 스피리트를 세계 최고의 여자 축구팀으로 키우고, 이후에 유럽과 한국 여자 축구팀을 인수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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