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극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영화에는 뚜렷한 선역과 악역이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관객들을 답답하게 하는 행동이나 영화 속 인물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명 ‘발암’ 캐릭터가 악역보다 더욱 밉상인 경우가 있죠. 오늘은 극장에서 관객들의 뒷목을 뻐근하게 했던 한국영화의 역대급 민폐 캐릭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추격자> – 개미 슈퍼 아줌마
아마 많은 분들이 ‘발암 캐릭터’ 하자마자 영화 <추격자>의 ‘개미 슈퍼 아줌마’를 떠올리셨을 겁니다.
<부산행> – 용석
일명 ‘명존쎄’ 캐릭터라는 별명을 얻은 천만 영화 <부산행>의 ‘용석’도 대표적인 발암 캐릭터인데요. 2013년 영화 <관상>에 이어 김의성의 인생 캐릭터를 만든 영화이자, 김의성을 악역 전문 배우의 반열에 올린 작품이기도 합니다. ‘용석’은 부산으로 향하는 ktx에 탄 승객 중 한 명이자 고속버스회사의 상무인데요. 영화 초반부터 비호감 캐릭터 티를 풍겼지만, 영화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발암 캐릭터로 거듭나죠.
용석은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주인공 ‘석우’ 일행을 사지로 몰아넣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좀비의 먹이로 던져버리기도 합니다. 마지막의 마지막, 최후에 좀비로 변한 후에도 기어이 석우를 물어 죽은 후에도 민폐를 끼치는 인물입니다. 관객들은 ‘좀비보다 용석이 찐 재앙이다’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용석 배역을 맡은 김의성 배우도 자신의 SNS에 ‘<부산행> 보고도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면 진짜 친구’라는 코멘트를 올리며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건축학개론> – 승민
전 국민의 가슴 아픈 첫사랑을 소환한 영화 <건축학개론>에도 발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입을 모아 이제훈이 분한 ‘승민’과 유연석이 분한 ‘재욱’을 영화 최고의 발암 캐릭터로 꼽았는데요. 그나마 비중이 적은 재욱에 비해 영화 내내 숫기 없고 답답하게 자신의 마음도 제대로 고백 못 하는 승민에게 더 짜증을 느낀 관객이 많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서툴고 미숙한 첫사랑이라지만 술에 취해 몸도 못 가누고 재욱에게 끌려가는 ‘서연’을 멀리서 보고 멋대로 오해해 ‘이제 좀 꺼져줄래?’라며 내치는 행동에 관객들은 ‘고구마 100개 먹은 것 같다’라며 답답함을 표했습니다. 관객들이 보기에 서연은 명백히 승민을 좋아하고 있던 상황이라 안타까움은 배가 되었죠.
<관상> – 팽헌
송강호, 백윤식, 김혜수, 이정재,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는 명배우들이 활약한 영화 <관상>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배우가 바로 조정석입니다. 조정석은 관상가 ‘내경’의 처남이자 조수인 ‘팽헌’으로 등장했습니다. 팽헌은 역적이라는 누명을 쓴 내경 옆을 지키는 든든한 조력자이면서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은 애드리브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팽헌은 영화 후반부 내경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수양대군의 계략에 속아 내경 일행을 위험에 몰아넣어 관객들을 답답하게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재앙을 부른 스스로를 벌주기 위해 성대를 도려내어 목소리를 잃은 상태로 등장해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자아냈습니다.
<해운대> – 준하
2009년 영화 <해운대>에도 비중은 적지만 보는 관객들의 답답함을 유발한 ‘발암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여호민 배우가 맡은 ‘준하’ 캐릭터인데요. 이름만 들으면 낯설 수 있지만, 영화에서 강예원이 맡은 ‘김희미’에게 치근덕거리는 남자라고 하면 익숙할 겁니다. 준하는 해일이 밀려오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굳이 보트를 몰고 바다로 나가 김희미를 위험에 빠트리는 인물인데요. 심지어 김희미를 구하러 온 소방구조대원 ‘최형식’까지 위험에 빠트려 관객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결국 주인공 최형식은 준하를 구하려다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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