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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목 직원 보고 깜짝 놀라 카카오 퇴사하고 만든 제품의 정체

이믿음 에디터 조회수  

캘리포니아주립대 졸업 후 카카오 입사
뷰티 업계에서 ‘환멸’ 느껴
직접 창업해 고퀄리티 제품 선보여
거북목 직원 보며 제품 개발 결심

“이럴 바엔 차라리 거북이가 되는 게 낫겠어요.” 요즘 현대인들이 농담처럼 내뱉는 말이다. 우리는 대부분 하루의 8시간 이상을 앉은 채로 보낸다. 그 시간 내내 컴퓨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꼿꼿했던 목은 어느새 구부정해져 있다. 유독 젊은 세대에게서 거북목 증후군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81만 8,000명이었던 거북목 증후군 환자는 5년 만에 211만 2,000명으로 늘었다.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한 이들도 많으니, 어쩌면 그 숫자는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대인의 고질병은 ‘자세’만 바르게 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이 거북이 같은 자신의 모습에 익숙해진 탓에, 제대로 된 자세를 취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뒤늦게 치료를 받아보려고 해도 시간과 금전적인 부담이 발목을 잡는다. 퓨어플랜은 누구나 쉽게 바른 일상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랐다. 결국 직접 나서 수많은 거북이를 구제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바로 퓨어플랜의 ‘넥서포터’다. 구부정한 거북목 에 든든한 서포터를 붙여준 퓨어플랜의 조한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구부정한 현대인들 자세 교정에 효과적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은 자신의 목과 어깨를 주무른 적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불편함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성인의 머리 무게는 보통 4.5~5kg 정도로 체중의 약 7~8%를 차지하는데, 이는 평소 무겁다고 느껴졌던 볼링공과 비슷하다. 우리 목과 어깨가 이런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하루 종일 고군분투하고 있던 셈이다.

물론 자세만 올곧다면 통증이 덜하겠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구부정한 목은 이제 거의 기본자세로 자리 잡았다. 특히 목이 굽을수록 머리를 견뎌야 하는 무게는 더욱 높아지는데, 목의 각도가 60도라면 목은 머리 27kg을 받치고 있는 중이다. 퓨어플랜 넥서포터는 머리를 안정적으로 지지해 줌으로써, 목과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불균형해진 목을 정상적인 각도로 유지해줘 바른 자세를 가능케 한다.

– 기존 제품과 차별점이 무엇인가
“기존 제품은 복잡한 설계 탓에 착용하기가 어렵고, 또 불편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제품들은 대부분 중국 공장을 거쳐 제품 퀄리티가 떨어지곤 합니다. 넥서포터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ISO13485 인증을 받은 국내 공장에서 제조되어 우수한 품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간단한 디자인으로 14세 이상의 남녀라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넥서포터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넥서포터는 업무나 공부를 하고 있을 때 15분만 착용하면 된다. 따로 시간을 낼 필요 없이 꾸준히 사용하기만 해도 목과 어깨 균형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거북목 으로 고생하지만, 이를 교정할 시간이 없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와디즈에서 첫선을 보여 무려 1억 4,700만 원가량의 펀딩금을 모았다. 현재는 온라인몰에서도 활발하게 판매 중이다. 곧 일본과 중국에도 국산 거북목 교정기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 뷰티 업계에 환멸 느끼고 창업 결심

조한알 대표는 소위 말하는 ‘유학파’ 출신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늘 즐거웠지만, 타지에서 머물며 공허함을 느낄 때도 많았다. 그는 그 외로움을 뷰티 제품으로 풀어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세포라 매장을 방문해, 다양한 스킨케어와 화장품들을 살펴봤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뷰티 업계에도 관심이 쏠렸다. 한국으로 돌아와 카카오헤어샵에 자리를 잡은 것도 이 점 때문이다.

“카카오에서 새로운 뷰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 전공과 관심사를 모두 펼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인연이 닿아 인턴 자리에 들어갔고, 이후 좋은 기회로 정직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맡은 업무 중 하나는 콘텐츠 제작이었다. 입점한 헤어숍들과 함께 트렌디한 헤어를 제안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선보였다. 조회수가 최대 36만 회를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때 소비자 심리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헤어샵에서 역량을 펼치던 중 한 뷰티 업체에서 그녀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직접 뷰티 제품을 론칭할 수 있다는 제안에 고심 끝에 이직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미처 몰랐던 뷰티 업계의 현실을 깨닫게 됐다.  

– 뷰티 업계의 모습이 어땠나?
“일단 가격 자체에 거품이 껴있었습니다. 사실 제품 원가는 완성품의 퀄리티에 비해 굉장히 낮았습니다. 중간 유통비, 광고비, 모델료 등의 비용이 더해지면서 가격이 높아지는 거죠. 여기에 과도한 마케팅까지 더해졌습니다. 좋은 제품을 제작해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것이 아닌,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게 급급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매번 ‘고퀄리티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거듭해왔습니다.”

현실을 바로잡고자 창업을 택했다. 물론 주변에서는 이런 결정을 말렸다.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힘든 길을 선택한 조한알 대표에게 모두가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누군가는 그 점을 해결해야 했다. 그녀는 그 역할이 자신의 것이라 믿었다. 굳은 결심을 안고, 2018년 500만 원을 들고 작은 공유 오피스에 터를 잡았다.

처음 선보인 제품은 ‘LED 마스크’다. 최대 200만 원까지 호가하는 고급 뷰티 기기이지만, 그녀는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에게 LED 마스크 제조 프로세스를 들어보니 중간 유통 프로세스와 연예인 모델료만 절감한다면 이를 실현할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LED 마스크는 LED 개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요. 저희는 배터리 용량 대비 알맞은 LED 개수를 탑재함으로써 가격을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타사와는 다른 DC 회로 방식을 사용해 조사량도 2배 더 많이 방출되도록 설계했죠.” 대기업과 동등한 퀄리티이지만, 가격은 훨씬 더 저렴한 제품에 소비자들도 열광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품을 알리니, 1억 원이 넘는 펀딩 금액이 모였다. 카카오 메이커스에서도 다섯 차례나 완판 행렬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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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쳐다보는 직원들에서 아이디어 착안,
    LED 마스크 이어 넥서포터도 성공 가도

퓨어플랜은 LED 마스크의 성공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룩해냈다. 그만큼 업무량도 창업 초반에 비해 확연히 증가했다. 넥서포터는 그 바쁜 일상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제품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냈던 조한알 대표는 모니터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팀원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목을 두드리고 있는 식구들을 보고 처음 ‘거북목’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주변을 둘러보니 심각성을 더 빠르게 깨달았죠. 95% 이상의 사람들이 핸드폰을 보고 있었고, 이 중 80%는 이미 거북목증후군이 진행되는 중이었습니다.”

체형 교정 테라피, 교정기 사용 등 거북목을 해결할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바쁜 현대인들에겐 다소 비효율적이다. “스마트하지만, 가성비 넘치게 거북목을 예방할 방안을 찾아 헤맸습니다. 평소에도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 넥서포터를 구성하게 되었죠.”

먼저 2050대 남녀 50여 명을 대상으로 머리 크기와 목 너비부터 분석했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누구에게나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제품 설계도 최대한 간소화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넥서포터는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소비자를 찾아갔다. “사실 펀딩 금액이 모이지 않을까 봐 불안함에 밤을 지새웠습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예상과 달리 반응은 엄청났다. 5,000명의 서포터가 퓨어플랜에 한 표를 던졌다. 일본에서도 1억 5,000만 원가량의 펀딩에 성공했다. 그렇게 제품을 소비자에게 내놓았지만, 체형이 워낙 다양해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는 불평들이 들려왔다. 특히 밴드 부분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개선점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조한알 대표는 기존에 있던 1만 개의 밴드 물량을 모두 폐기하고 다시 밴드 제작에 돌입했다. 덕분에 지난 8월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넥서포터 두 번째 버전을 출시할 수 있었다.

인터뷰 제품 바로 보러가기 >> https://zrr.kr/bAUk

– 초기 제품과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
“생활 습관과 체형에 따라 각도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퓨어플랜만의 기술 특허가 들어간 부분이죠. 소재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인공심장에 사용되는 TPU 소재로 변경해 사용감을 극대화했는데요. 약품이 첨가되지 않아 환경과 인체에 무해할 뿐만 아니라, 유연성이 좋아 착용 시 불편함이 덜합니다. 소비자가 가장 활발하게 의견을 줬던 밴드는 네오플랜 소재로 바꿔 신축성과 내구성을 높였습니다.”

지난 5월 출시된 퓨어플랜 넥서포터는 벌써 4차 완판을 기록했다. LED 마스크에 이어 두 번째 제품까지 성공 가도를 달린 셈. 현재 프리미엄 버전도 연구개발이 완료되어 곧 와디즈를 통해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2021년에는 IoT가 탑재된 넥서포터도 내놓는다. “퓨어플랜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꾸준히 조사해 저희만의 기술을 녹여낸 상품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막 설립 3년 차를 바라보는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이 점을 무기 삼아 누구나 인정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 가지 조언이 있다면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늘 그렇듯 우리의 뜻대로 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창업은 그런 경우가 더하죠. 눈앞에 예기치 못한 일이 닥치더라도 낙담은 1분만, 그리고 남은 시간은 그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솔루션을 구상해야 합니다. 이 부분만 자신 있다면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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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믿음 에디터
lee@butterpopcor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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