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번화가 충장로의 몰락
높은 공실률, 스타벅스까지 폐업
충장로 상권의 쇠퇴 원인 및 대책
광주광역시 동구에 있는 충장로는 과거 광주 사람들이 “시내에서 만날까?”라고 말할 때 ‘시내’를 뜻하는 곳으로 통용되던 광주의 대표적인 번화가였다.
20~30년 전 충장로에는 광주극장과 무등극장 같은 영화관도 있고 그 외 유서 깊은 오래된 책방과 레코드 가게, 빵집, 중국집, 옷 가게들이 즐비해 그야말로 청춘들의 놀이터이자 만남의 광장으로 당당한 위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광주의 최대 번화가였던 충장로는 최근 그 위상이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고 하는데, 특히 ‘절대 망하지 않는 커피 프랜차이즈’로 불리는 스타벅스마저 폐점하면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9월 15일 광주시 동구에 따르면 충장로 충장파출소 앞에 위치했던 스타벅스 광주 충장로점이 지난 13일 자로 문을 닫았다. 영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폐점한 것이다.
공개된 사진을 살펴보면 스타벅스 매장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과거 간판이 걸려있던 흔적은 남아있지만 가게 내부는 텅텅 비어 ‘임대문의’라는 현수막만 걸려있었다.
해당 지역에는 지난 2019년 74년의 역사를 지닌 중화요리 전문점 ‘왕자관’과 40년간 이어져온 경양식 식당 ‘유생촌’이 폐업했는데, 폐점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유명한 스타벅스마저 문 닫으면서 상권 쇠퇴를 실감하게 했다.
스타벅스 충장로점이 폐점한 원인은 2년 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시작되면서 매출이 적자로 떨어진 것이 영향을 주었는데, 특히 문 닫기 직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매출이 30%나 떨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매장이 있던 부지의 공시지가는 ㎡당 1,105만 원이었고 월 임대료는 950만 원이었는데 매출이 급감하자 월세마저 감당하기 버거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기사의 댓글 내용을 확인해 보면 누리꾼들은 “예전에는 충장로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갈 곳이 많아져서…”, “스타벅스는 그렇다 치고 유생촌이 폐업? 말도 안 돼”, “충장로 상권 망한지 오래됐고 특히 망한 스벅 저 근처가 심할 걸 요즘은 동명동이 핫플레이스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충장로와 금남로 지역의 중대형 매장 공실률은 무려 25.8%에 달했다.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15% 수준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 배 가까이 공실률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특히 충장로 지역은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 많아 젊은 세대들의 방문이 줄어들었고, 신규 상인들이 들어서려 해도 기본 비용 외에 리모델링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토교통부 건축물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상업용 건축물 647동 중 50% 이상인 345동이 30년이 지난 노후 건물로 파악되었다. 충장로 상인회장은 상권 회복을 위해 충장로의 랜드마크로 삼을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광주시민과 유관기관의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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