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월드컵의 열기가 사그라들 무렵 한 영화가 조용히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영화가 대박이 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바로 대한민국에 섹시 코미디 영화 돌풍을 불러온 <색즉시공>입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400만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흥행한 작품이죠. 그런 <색즉시공>이 벌써 19년 전 영화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오늘은 <색즉시공>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근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장은식’
임창정
배우 임창정은 <색즉시공>의 주인공인 장은식을 맡았습니다. 28살에 대학 신입생이 된 어수룩한 남자죠. 심지어 선배의 강요에 못 이겨 차력동아리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차력동아리 활동을 하지만 덕분에 에어로빅 동아리의 이은효와 친해지게 되죠. 썸 좀 타볼까 하는 것도 잠시, 계속 은식을 변태처럼 보이게 만드는 저질스러운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져 은효와의 관계에 힘들어하는 청춘입니다.
1990년 영화 <남부군>의 단역으로 데뷔한 임창정은 영화 <비트>에서 ‘17 대 1’이라는 명대사를 만들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가수로 이미 이름을 날렸음에도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여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했죠. 2003년에는 영화 <색즉시공>으로 인기상, 2008년에는 <스카우트>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자로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임창정은 2012년 <공모자들> 이후로 본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가 줄줄이 흥행에 참패를 거두며 배우 활동보다는 가수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임창정은 최근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2의 OST, ‘이게 바로 나야’를 부르며 가수로서 건재함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동시에 예능 <쓰리박 : 두 번째 심장>에 게스트로 출연해 박찬호와의 치열한 골프 내기를 선보여 만능 엔터테인먼트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은효’
하지원
배우 하지원은 <색즉시공>의 주인공, 이은효 역을 맡았습니다. 도도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대학생이죠. 이은효는 에어로빅의 마돈나로 장은식의 열렬한 구애를 받지만, 보란 듯이 대학교 킹카인 함상욱와 사귀어버립니다. 하지만 실수로 임신을 해버리고 낙태 후 비참하게 헤어지죠.
하지원은 1996년, 청소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데뷔했습니다. 이후 영화 <진실 게임>의 주연을 맡으며 각종 영화제의 신인상을 거머쥐었죠. 그리고 드라마 <비밀>에서는 악역 연기를 선보여 연기력을 증명하기도 했는데요. 2006년에는 드라마 <다모>의 주연을 맡아 액션 배우로 거듭났습니다. 2009년에는 영화 <해운대>로 천만 배우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2011년 영화 <7광구> 이후로 작품운이 떠나갔는지 하는 작품들의 흥행 성적이 참패하면서 내리막길을 걷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주연을 맡은 영화 <담보>가 17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을 거두어 배우로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느와르 영화 <비광>에 캐스팅되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멜로부터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만능 배우 하지원이 재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최성국’
최성국
코미디 전문 배우인 최성국은 <색즉시공>에서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작중 최성국은 장은식의 선배로, 차력동아리에 그를 끌어들인 장본인입니다. 최성국은 특유의 코믹 연기로 <색즉시공>의 활기를 불어넣는 공을 세웠죠. 최성국은 <색즉시공2>에서도 만년 대학생으로 등장해 저질스러운 개그를 선보여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선이 굵은 외양과는 달리 때로는 저질스럽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관객들의 배를 쥐게 하는 최성국이 처음 두각을 드러낸 것은 드라마 <대박가족>과 <압구정 종갓집>에서부터였습니다. 비록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코미디 배우로서 역량을 보여준 작품들이었죠. 하지만 연기력과는 별개로 <구세주> 시리즈의 연이은 실패와 만년 조연 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져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는 배우이기도 하죠.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최성국이 출연했던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과 <낭만자객>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중화권의 TV 스타가 되어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이 덕분이었을까요? 2016년 예능 <불타는 청춘>에 첫 등장한 이후로 고정 MC가 되더니 2019년에는 SBS 연예대상 쇼 버라이어티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함상욱’
정민
배우 정민은 <색즉시공>의 유일무이한 악역, 함상욱을 맡았습니다. 이은효와 사귀는 대학 선배지만, 임신시키고 나서 책임지지도 않고 매몰차게 은효를 버려 관객들의 욕받이를 담당했던 캐릭터입니다. 결국 이 사실을 안 장은식에게 힘씬 두들겨 맞아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배우 정민은 1997년 영화 <아버지>로 데뷔했습니다. 주인공 한정수의 아들인 희원으로 등장했죠. 이후로는 드라마 <돌아온 뚝배기>와 <태양의 도시>의 주연을 맡으며 활약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돌아온 뚝배기>에서는 냉철하면서도 야망이 있는 사업가이지만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김광호를 연기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민의 공식적인 방송 활동은 2017년 웹드라마 <굿바이데이 420>이 마지막이었는데요. 한동안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민의 근황이 전해져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골프 코치로 제2의 커리어를 쓰고 있다는 것인데요. 정민은 현재 프로 골퍼로서 코칭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해져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김현희’
함소원
<색즉시공>에 함소원이 나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함소원은 이은효의 친구들 중 한 명인 김현희로 등장했는데요. 단역으로 스치듯 지나가 눈치채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함소원은 드라마 <대박가족>과 영화 <여기는 어디냐?> 등 연기 활동을 펼쳤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해 중국으로 넘어가 중화권 스타가 되었습니다.
함소원은 최근 중국 배우이자 남편인 진화와 함께 예능 <아내의 맛>에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죠. 때로는 알콩달콩하면서도 때로는 현실적인 갈등을 빚어내기도 하면서 결혼 생활을 가감 없이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사소한 것도 아끼고 아끼는 짠돌이 이미지로 한때 실시간 검색어까지 장악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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