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더욱 다채로운 색을 불어넣는 것은 빛나는 주연의 몫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정적인 이미지의 제약이 덜한 조연들의 몫이 크죠. 때로는 특출난 연기력에 주연 배우를 압도하는 저력을 보여줄 때도 있습니다. 오늘은 영화 속 주인공을 능가하는 연기력을 선보인 명품 조연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범죄와의 전쟁>
김성균
지금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명품 배우 김성균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무명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랜 무명 시절에 지쳐 배우 생활을 접으려면 차에 우연히 오디션에 통과하게 되었으니, 그게 바로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었습니다. 촌스러운 2 대 8 헤어스타일에 은갈치 양복과는 정반대로 카리스마 넘치는 건달 ‘박창우’ 역을 맡아 ‘감독이 진짜 건달을 데려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죠.
<범죄와의 전쟁>으로 일약 스타가 된 김성균은 이듬해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캐스팅되었습니다. 무려 대학교 신입생인 ‘삼천포’로 등장했죠. 빠른 년생이라 다른 등장인물들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노안을 자랑하는 외모 덕에 늘 억울해 하는 감초 캐릭터였습니다. 특히 ‘윤진’과의 달콤살벌한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기도 했죠.
김성균은 <응답하라 1994>의 후속작인 <응답하라 1988>에도 출연했습니다. 쉴 새 없이 ‘아재 개그’를 남발하는 아버지로 출연했습니다. 아들들로 출연하는 류준열, 안재홍과는 6살 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매번 빵빵 터지는 부자 케미를 선보였습니다. 올해는 김성균이 군의 탈영병을 수색하는 근무이탈 체포조로 등장하는 드라마 <D.P.>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영화 <싱크홀>, <한산 : 용의 출현> 등에도 출연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빌 것으로 기대됩니다.
<내부자들>
조우진
조우진은 매우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습니다.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했지만, 무려 16년 동안 이름 없는 배우로 지냈죠. 그러던 중 조우진을 한 번에 알린 작품이 탄생했으니, 바로 영화 <내부자들>입니다. 조우진은 극중 안상구의 손목을 자른 ‘조 상무’ 역으로 등장했습니다. 분량도 적었고, 심지어 대사도 몇 줄 안 되는 조연 중의 조연이었으나 마치 정육점에서 고기를 주문하듯 무표정한 얼굴로 손목을 썰라고 지시하는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죠.
<내부자들>의 흥행으로 조우진은 꽃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2016년에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인자한 표정으로 아이돌 춤을 능숙하게 추는 ‘김 비서’로 출연해 반전 매력을 뽐냈죠. 또한 2017년에는 영화 <남한산성>으로 청나라의 통역관인 정명수로 등장해 전문가들마저 혀를 내두르게 한 만주어 실력을 자랑했습니다.
올해에는 영화 <발신제한>이 개봉될 예정인데요. 조우진의 첫 주연작이라 팬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조우진은 최근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의 촬영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재치있는 대사를 날리는 최동훈 감독과 매번 예상을 빗나가는 연기와 끼를 발산하는 조우진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지 기대가 됩니다.
<범죄도시>
진선규
영화 <범죄도시>보다 조연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영화가 있었을까요? 김성규, 홍기준, 허동원, 박지환, 허성태 등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조연 배우들이 활약했던 영화죠.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배우 진선규였습니다. 실제로 진선규는 <범죄도시>의 위성락 역으로 청룡영화상과 올해의 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죠.
2019년, 첫 천만 영화 <극한직업>에서는 <범죄도시>와는 180도 다른 ‘화교 출신 유도 국가대표 특채’ 마약수사대 형사 마봉팔로 출연했습니다. 같은 해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도 활약했죠. 비중이 적은 조연이었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빈센조>에 특별출연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죠. 진선규는 올해 <공조2 : 인터내셔날>에 캐스팅 되어 북한 범죄 조직의 리더 장명준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또한 영화 <카운트>로 첫 주연이 확정되어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낼 계획이라 팬들의 기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넘버 3>
송강호
지금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지만 송강호에게도 무명 시절이 있었습니다. 연극계에서는 이름을 날린 배우였지만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 이후에도 단역과 조연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영화 <넘버 3>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송강호는 엄청난 대사소화력과 연기력으로 순식간에 충무로 신예 스타로 떠오르죠. 이후로도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괴물>, <밀양>, <변호인> 등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의 주연을 맡으며 자타공인 명배우로 거듭나게 됩니다. 작년에는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하며 해외 무대로 뻗어나갔습니다.
명품 배우 송강호는 올해도 바쁜 해를 보낼 것 같습니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이 주연을 맡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 영화 <비상선언>이 개봉할 예정입니다. 게다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영화 <브로커>도 한창 촬영 중이라 이번에는 어떤 연기로 관객들을 놀래킬 것인지 기대를 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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