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정유미를 두고 사랑스러움의 결정체, 일명 ‘윰블리’로 칭하죠. 저명한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그녀를 두고 ‘다른 누구와 비교해가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에 없는 배우’’라고 표현했습니다. 또한 배우 이선균은 함께 연기한 여자 배우 중 최고이자 연기 천재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러한 힘은 정유미 특유의 맑은 분위기와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연기력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대중들뿐만 아니라 영화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정유미에 대해서 파헤쳐 보겠습니다.
단편영화 속 히로인
단편영화로 데뷔한 정유미는 김종관 감독의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통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작품에서 짝사랑하는 선배에게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물어보는 소녀로 등장했죠. 정유미는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상영 내내 정유미의 얼굴만 보여주는데요. 그녀의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 역시 독립영화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습니다.
이후에도 정유미는 여러 편의 단편영화에 출연했습니다. 특히 <첩첩산중>, <리스트> 등 홍상수 감독과 여러 편을 함께했죠. 당시 홍상수 감독은 그녀를 두고 프랑스의 연기파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닮았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작년한해 화제가 된 독립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연출한 김초희 감독과도 호흡을 맞췄는데요. <겨울의 피아니스트>, <산나물 처녀>에 출연해 활약을 펼쳤습니다.
신인상부터 차근차근…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얼굴을 알린 정유미는 첫 상업영화 데뷔작인 <사랑니>에서 김정은의 10대 시절을 연기했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과 아픔을 간직한 소녀로 등장했죠. 정유미는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연기상을 수상하고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는데요. 최근 정유미는 자신의 SNS에 그 당시 모습을 올리고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다음해 <가족의 탄생>에서는 봉태규의 속 터질 정도로 착한 여자친구 ‘채현’으로 등장했습니다. 그해 청룡영화제 여우조연상 후보에는 강성연, 배두나, 엄지원 등 쟁쟁한 후보들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 후보들을 제치고 정유미는 첫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당시에도 무대 공포증으로 인해 떨려하는 정유미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후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에서 문성근, 이선균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좋은 연기를 보여줬는데요. 정유미는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작품은 베니스 영화제 폐막작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로맨스 드라마 여왕
다수의 영화로 연기 경력을 쌓은 정유미는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출한 김윤철 PD의 ‘케세라세라’에 캐스팅되어 브라운관에 진출했습니다. ‘케세라세라’는 정유미 특유의 사랑스러운 로맨스 연기의 시작이 된 작품이죠. 극중 에릭에게 첫눈에 반해 자존심까지 버린 단순하고 솔직한 ‘은수’ 역을 맡았습니다. 작품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랑받은 정유미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사실 당시 정유미는 영화로 데뷔하고 쭉 영화만 해왔던 탓에 드라마 출연을 망설였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스스로의 편견을 깨도록 해준 작품이라고 합니다.
정유미의 출연작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로맨스가 필요해 2012’입니다. 당시에는 tvN이 잘 알려지지 않은 채널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의 인생작이자 연애에 관한 수많은 명대사를 남긴 명작입니다. 특히 정유미가 연기한 주열매는 남녀 불문 큰 사랑을 받은 캐릭터였죠. ‘케세라세라’ 이후 에릭과 7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연애의 발견’ 역시 로맨스 명작에 손꼽히는 작품인데요. 주인공들의 사랑스럽고 개성 있는 캐릭터도 큰 인기를 모았지만 독특한 방식의 연출 역시 화제가 됐습니다.
무한한 연기 변신
정유미하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죠. 하지만 다양한 역할을 가리지 않고 열연하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로맨스가 필요해2012’로 큰 사랑을 받은 이후 정유미가 선택한 작품은 ‘직장의 신’이었습니다. 당시 그녀는 주연이 아닌 조연급 배역을 선택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연애의 발견’으로 로맨틱 코미디 여왕의 칭호를 얻고 선택한 배역은 <부산행> 속 만삭의 유부녀였습니다. 당시에도 주변사람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편견 없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정유미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최근작 <82년생 김지영>으로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선보였습니다. 그동안 단독 주연을 꺼려했던 정유미는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을 표현해야했지만, 엄마와 친구들을 떠올리며 진중하게 연기에 임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360만 이라는 작품의 흥행으로 이어졌죠. 올해 정유미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이경미 감독의 <보건교사 안은영>과 영화 <원더랜드>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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