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캐릭터의 비애 배우로 전향한 걸그룹 출신들의 공통점이라면… 빼어난 미모로 그룹 내 센터를 담당했음에도 작품에선 ‘평범녀‘를 연기했다는 것 아닐까.
SES 유진은 독보적 미모로 대한민국 걸그룹의 시작을 알린 원조요정이다.
당시 유진을 칭하는 수식어가 ‘미의 여신‘ ‘한국의 올리비아 핫세‘ 등이었으니 그의 미모가 얼마나 센세이션 했는지 가늠이 되는 부분. SM 이수만이 직접 길거리 캐스팅을 했다고 하니 정말 말 다했다. 사장님의 선구안~
이렇듯 빼어난 미모의 유진이 SES 해체 후 배우로 변신하리라는 건 모두가 예상했던 것. 다만, 작중 유진의 역할들은 예상 밖이었다. 첫 주연작인 ‘러빙유’를 시작으로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진짜 진짜 좋아해’ 등에서 유진은 ‘평범한’ ‘촌스러운’ 등의 묘사가 붙은 캔디형 여주인공을 연기했다.
이 때문인지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로 화려한 가수를 연기한 유진은 모처럼 제대로 꾸몄다며 설움 아닌 설움을 고백했다. 그동안 수수하고 촌스러운 역할을 많이 해서 가수 시절의 저를 그리워하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화려하게 꾸미고 또 예쁘게 나오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과정들에 스스로 만족해요. (유진,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 기자간담회에서)
이 분야를 논할 때 서현진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이야 배우로 잘 알려져 있지만 서현진의 시작은 가수. SM이 낳은 비운의 걸그룹, 밀크의 비주얼 멤버이자 메인보컬로 끼를 뽐냈던 서현진은 그룹 해체 후 자연스레 배우로 데뷔했다.
그룹 내 비주얼 센터답게 서현진은 청순한 이미지의 미인이지만 어째 작품 속에선 줄곧 ‘평범녀’를 연기해왔다.
특히나 출세작인 ‘또! 오해영’에선 동명의 예쁜 오해영과 비교되는 ‘평범한 오해영’으로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어디가 평범한데?
서현진 이전에 황정음이 있었다. 황정음의 시작은 걸그룹 슈가다. 배용준의 아내 박수진과 ‘골때녀’ 아유미가 황정음의 전 동료로 지난 2001년 데뷔한 이들은 ‘Shine’ ‘Secret’ 등의 히트곡을 남기며 쏠쏠하게 활동했다.
그룹 해체 후 오랜 조연 활동 끝에 ‘믿보배’로 자리매김한 황정음. 황정음의 가장 큰 매력은 걸그룹 출신임에도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걸로 대표작인 ‘그녀는 예뻤다’에선 충격의 역변으로 미모를 잃은 평범녀를 분해 열연을 펼쳤다.
미쓰에이 출신의 수지는 유진, 성유리의 계보를 잇는 걸그룹 여신의 대표주자다.
그러나 빼어난 미모로 데뷔와 동시에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한 수지에게도 평범녀를 연기한 순간이 있었으니… 수지는 김우빈과 호흡을 맞춘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평범한 외모의 다큐멘터리 PD를 연기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대체 어디가 평범하단 건지…
최근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연기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은 우주소녀 보나. 보나는 데뷔 멤버만 12명인 우주소녀의 비주얼 센터로 데뷔 초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첫 주연작인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보나가 연기한 인물은 그냥 퀸카도 아닌 퀸카를 지망하는 평범한 여고생. 보나가 평범녀인 그 학교 어디죠?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이르러서야 보나는 프라이드 높은 미모의 펜싱선수를 연기하며 맞춤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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