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칸 영화제 수상 소감에서 봉준호 감독은 12살부터 영화 감독을 꿈꿔왔다고 했는데요. 이후 대학 시절 친구들과 영화 동아리를 만들어 첫 단편 영화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현재 한국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많은 훌륭한 감독들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시작부터 남달랐던 영화 감독들의 데뷔작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은 예술가 집안에서 자라 어린 시절부터 영화감독을 꿈꿔왔다고 합니다. 제대 후 봉준호 감독은 대학 친구들과 영화 동아리 ‘노란문’을 만들어 그의 첫 단편 영화 <백색인>을 제작하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사회적인 요소를 담았다는 것인데요. 이 영화 역시 잔인함을 품고 사는 사회인의 양면성을 담았다고 합니다. 당시 연극 배우였던 김뢰하는 <백색인>을 통해 봉준호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되는데요. 이후 <지리멸렬>,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에 연이어 출연하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은 KAFA에서 <지리멸렬>을 만들어 벤쿠버 국제 영화제, 홍콩 국제 영화제에 초청을 받는 등 영화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후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를 연출하게 되죠. 이 영화는 개를 통해 인간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입니다. 비록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게 되는데요. 또 뮌헨 국제 영화제에서는 신인감독상을 수상해 감독으로서 인정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박찬욱 감독
박찬욱 감독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서강대 철학과를 나온 박찬욱 감독은 대학 시절 알프레드 히치콕의 <현기증>을 본 뒤 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평론가로도 활동했다고 하는데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펄프픽션>을 연출했을 당시 인터뷰 기사를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후 <깜동>의 연출부로 영화계에 발을 들인 그는 <올드보이>를 비롯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 작품성과 흥행을 다 잡게 되죠.
박찬욱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저처럼 형편없는 데뷔작을 만드는 감독은 드물죠.”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의 데뷔작은 가수 이승철이 주연으로 출연한 <달은…해가 꾸는 꿈>입니다. 영화는 당시 인기 가수였던 이승철이 출연했음에도 좋은 평을 받지 못했는데요. 홍콩 느와르 영화를 흉내낸듯한 느낌과 남,녀 주연배우의 목소리를 더빙으로 삽입해 어색함을 줬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후 <공동경비구역 JSA>를 연출하면서 그는 주목 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 하게 됩니다.
이창동 감독
이창동 감독은 원래 경북대 국어 교육과를 졸업해 국어 교사로 일했다고 합니다. 재직 당시 그는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소설가로 등단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순수 문학에 회의감을 느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조연출과 작가로 활동 하던 그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작가로 각본상까지 수상하게 되는데요. 이후 첫 연출작인 <초록 물고기>를 통해 영화 감독으로 데뷔합니다.
<초록 물고기>는 한석규, 문성근, 심혜진 주연의 느와르 영화인데요. 당시 국내외 각종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연기상을 휩쓴 명작이기도 하죠. 당시 이창동 감독은 특유의 리얼리즘적인 연출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또한 막동 역을 연기한 한석규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연기파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김지운 감독
김지운 감독은 원래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이라고 하는데요. 학교를 중퇴하고 오랜 시간 백수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공모전에 냈던 시나리오가 당선되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당시 그가 썼던 시나리오가 바로 그의 첫 데뷔작 <조용한 가족>입니다. 당시 김지운 감독은 경험이 없었지만 자신감 하나로 연출을 도맡았다고 하네요.
<조용한 가족>은 고립된 산장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죽음으로 인해 사건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내용인데요. 영화는 각종 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특히 판타스포르토 영화제 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죠. 이후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반칙왕>, <장화 홍련> 등이 연달아 흥행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나홍진 감독
나홍진 감독은 원래 광고 업계에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 감독이 꿈이었던 그는 결국 한예종 영상원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때 만든 단편 영화 <완벽한 도미 요리>로 영화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완벽한 도미 요리>에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이 녹아있는데요.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영화제의 주목을 받게 되었죠.
나홍진 감독은 <곡성>으로 흥행과 함께 작품성을 인정받았죠. 괴물 감독이라고 불리는 그의 장편 데뷔작은 하정우, 김윤석 주연의 <추격자>입니다. 이 영화는 초반부터 범인이 밝혀지지만 끝날 때까지 긴장감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데요. 연쇄 살인마 유영철을 모티프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추격자>는 청소년 관람 불과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500만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나홍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무서운 신인 감독으로 주목 받았죠.
이준익 감독
세종대 동양화과를 나온 이준익 감독은 영화 포스터를 그리는 일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이후 스물 여덟에 씨네시티라는 회사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영화 홍보 작업을 시작했는데요. 영화 홍보로 잘나가던 이준익 감독은 제작, 배급사 씨네월드를 창립해 연출의 꿈을 품게 됐다고 합니다.
이준익 감독은 당시 영화 학교를 나오지 않았지만 할리우드 흥행작의 패러다임을 따르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그의 데뷔작은 어린이 영화 <키드캅>입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어린이 영화는 주류가 아니었고 큰 임팩트를 남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10년 만에 내놓은 <황산벌>과 <왕의 남자>로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홍상수 감독
홍상수 감독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꾸준히 각종 국제 영화제에 초청을 받고 있는 감독입니다. 한국 대학 생활이 맞지 않았던 홍상수 감독은 10년간의 유학생활을 보냈는데요.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과 시카고 예술대에서 공부했습니다. 당시 오랜 유학 생활이 그의 영화관을 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송강호의 데뷔작이기도 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영화계에 등장합니다. 이 영화는 네 인물의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인간의 욕망과 공허함을 보여주는 데요. 홍상수 감독의 최근작들에 비하면 드라마틱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특유의 서사 방식, 카메라 무빙 등을 잘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당시 새로운 방식의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는데요. 청룡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받는 등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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