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작품엔 이 배우 있다’라는 말이 생길 만큼 떠오르는 배우가 있습니다. 연출부 출신의 연기자이자 오랜 시간 무명을 거쳐 떠오르는 신 스틸러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수많은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다른 주연 배우들만큼 엄청난 인기를 자랑합니다. 과거엔 부업으로 용돈벌이를 하던 마트에서 간장 판매왕이 되며 마트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이 배우. 스스로의 무기를 ‘귀여운 매력’이라고 말하며 주로 푸근한 한국 중년 아줌마 역할을 맡는 명배우 이정은입니다.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그녀를 마주했을 때, 시청자 혹은 관객분들은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라고 많이들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그녀는 연극 무대에 관심이 많은 연극 연출부 출신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연기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무명생활을 하며 주로 단역을 맡았는데요. 주로 단역을 맡았지만, 그녀의 존재감은 작품 속 주연배우만큼이나 강렬했습니다.
1. <옥자>
이정은과 봉준호 감독의 인연은 영화 <마더> 이후 두 번째로 <옥자>에서 이어집니다. 아무리 기억해봐도 <옥자>에서 이정은이 출연한 것은 못 본 것 같은 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 이유는 바로 이정은은 봉준호 감독의 히든카드로 CG로 탄생한 슈퍼 돼지 옥자의 목소리를 연기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본 적도 없어서 상상도 안 되는 슈퍼 돼지를 연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서 그녀는 큰 짐승, 작은 짐승 소리를 다 들어보고 직접 분석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숨소리, 울음소리, 그리워하는 소리를 연기해야 하였기 때문에 연기를 할수록 미궁에 빠졌다고 합니다.
옥자의 감정이 표현되는 장면은 이정은이, 나머지 30%는 돼지 소리를 따서 진행되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직접 돼지 소리를 내는 것도 힘든 일인데, 거기에 감정까지 실어야 하니 이 역할을 해낸 배우 이정은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죠. 동료 배우의 증언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이 이정은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영화 주인공 역할’이라며 설득하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요. 그녀가 점점 넘어올수록 ‘청학동에 사는 내성적인 돼지’, ‘암컷 돼지’라고 덧붙이며 슬그머니 주인공에 대한 정보와 함께 꼬시기 시작하였답니다. 결국 그렇게 이정은은 옥자의 목소리 연기를 담당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2. <미스터 선샤인>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는 이모티콘으로 활용해도 손색없는 변화무쌍한 표정연기 모음으로 ‘함블리’ 함안댁 역을 맡았습니다. 그녀의 인자한 미소를 시작으로, 함풍당당, 함안요정 등 다양한 포인트들이 고스란히 담겨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했는데요. ‘이 구역 일진 짱’, ‘까불면 쥬금’ 등 톡톡 튀는 문구들과 싱크로율 200%를 자랑하는 실감 나는 컷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는 절절한 감정 연기도 코믹 연기처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입증시키며 믿고 보는 신 스틸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기도 하였죠.
특히 그의 연기 중 맛깔스러운 사투리 연기와 눈치 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더욱더 끌었죠. 맛깔스럽게 선보이던 사투리 연기와는 다르게 사실 이정은은 서울 토박이라고 알려져 화제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그녀는 사투리 연기를 위해 선생님까지 두고 공부했다고 알려지며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 드러났습니다. 배우 이정은은 자신의 몸 전체에 흐르는 부드러운 선 덕분에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친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하였지만, 이 역할 또한 배우 이정은이 맡아 완벽하게 소화 가능했던 캐릭터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3. <기생충>
연기 경력 30년 차 배우 이정은을 대세 배우로 만들게 해준 영화 <기생충>입니다. 영화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춰보는 작품인데요. 이정은은 극중 문광 역을 맡아 아주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본 관객이라면 이정은이 새롭게 등장하는 인터폰 장면의 오싹함을 잊을 수 없죠. 해당 장면은 이정은이 <기생충>에서 처음 찍은 장면으로 웃길까 봐 걱정하던 것과는 다르게 섬뜩한 연출로 관객들에게 소름을 전달한 장면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그녀의 독특한 목소리 톤이 봉준호 감독의 손을 거쳐 극중 문광 캐릭터의 괴기함을 잘 살려냈습니다.
이정은이라는 배우를 대세 배우로 만들어준 이 영화는 그녀에게 특별한 2019년을 선물하였습니다. 이 영화로 그녀가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하며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죠. 평소 푸근하고 정이 넘치는 역할을 주로 맡아온 그녀라 기존의 코믹한 역할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어 많은 걱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짧은 출연해도 강렬한 존재감을 띄고 캐릭터 특유의 괴기스러움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4. <동백꽃 필 무렵>
사실 최근엔 동백이 엄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하면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때까지 배우 이정은이 주로 푸근한 한국 중년 아줌마 역할을 맡았더라면, 이번에는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우 김혜자와 김해숙을 이어 새로운 ‘국민 엄마’ 배우의 탄생을 예고하였다고 할 수 있죠. 특히 동백이와 동백이 엄마 사이에 일어나는 가슴 절절한 장면들과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연기력으로 이정은은 더욱더 엄마 역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그녀가 동백이 엄마의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하고 있을 때 엄청난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였는데요.
마치 드라마를 보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 것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엄마 연기를 선보인 이정은은 사실 미혼이라고 하는데요. 평소 어머니, 장모님 역할을 이어왔기 때문에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많은 시청자들과 관객들이 이렇게 착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제 마지막 부작만을 앞두고 있는 <동백꽃 필 무렵>에서 다시 볼 수 없는 동백이 엄마의 빈자리가 벌써부터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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