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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가 한국인 남편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솔직한 감정

장구름 기자 조회수  

1. 탕웨이 캐스팅 사연, 김태용 감독이 탕웨이를 본 첫 소감

▲ <만추> 스틸컷

배경이 미국으로 바뀐 만큼 영화의 정서를 더 독특하게 그려내기 위해 이방인과 같은 두 아시아인을 주인공으로 하기로 했다.

이에 주인공인 여성을 누구로 하냐는 의견에 중국 배우가 선택되었고, <색, 계>를 통해 이름을 알린 탕웨이를 제작사로부터 추천받게 되었다. 탕웨이를 사진을 통해 처음 봤을 당시 김태용 감독은 이 배우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한다.

감독은 주인공 애나 역을 당당하지만 어떤 사랑이나 관계에 기대도 없고, 돌발행동까지 연기할 수 있는 배우를 생각했다. 김태용 감독은 탕웨이를 직접 처음 만나보고 대화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고, 캐릭터에 대해 고전적으로 접근하고 열정을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탕웨이는 대본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고 말하며 큰 고민 없이 바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 현빈 캐스팅 비하인드

▲ <만추> 스틸컷

현빈은 일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당시 <만추>의 시나리오를 보고 큰 흥미를 느꼈다. 이제는 전설이 된 대선배들이 출연한 영화에 자기가 출연한다는 사실과 라이징 스타인 탕웨이가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

하필 첫 미팅 날 김태용 감독이 술을 마시고 왔는데, 취한 상태에서도 차근차근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을 보며 감독을 믿기로 했다. 그만큼 이 영화에 준비를 잘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후 영어 대사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감독과 영어 대사를 한국말로 바꾸고 연습을 계속하며 남자 주인공 훈이 되는데 집중했다.

현빈은 타국에서 다른 국적, 문화권의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영화의 대본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특별한 경험을 할 거라 생각하며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현빈은 당시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인기를 끌고 있던 상태라 영화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와 배급까지 차근차근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후 영화를 위해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촬영 2개월 전부터 시애틀로 이동해 그 환경에 적응하려고 했다. 이에 현빈과 탕웨이도 합류 의사를 전하며 촬영 전부터 좋은 기운이 이어졌다.

3. 탕웨이가 첫 촬영 때 김태용 감독을 보고 느낀 첫인상

▲ 김태용 감독 – 게티이미지

그리고 대망의 첫 촬영 날.

미팅 때까지만 해도 탕웨이는 묘한 매력의 시나리오를 완성한 김태용 감독을 신뢰해 작품에 무난하게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김태용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몰랐다.

그런데 첫 촬영 때부터 김태용 감독이 미팅 때의 다정한 모습과 달리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 첫날부터 의상에 어울리지 않은 운동화를 신고 나오라고 하더니, 갑자기 천천히 걷다가 뛰어가는 장면을 계속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내용은 애나가 폭력 남편을 정당방위로 죽이고 무작정 걷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나름 애나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갖고 감독이 주문한 연기를 선보였는데, 김태용 감독은 OK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고 묵묵하게 계속 뛰라는 주문만 반복했다.

중화권 감독들과 다른 연출 스타일에 자신만의 연출관을 확고히 지키고 고집하는 김태용 감독의 독특한 성격을 계속 뛰다 보니 알게 되면서, 탕웨이는 감독이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감독이 왜 운동화를 신고 오라고 했는지 알았다고… 이후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의 연출관에 적응하면서 의도치 않게 그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이 결국 미래의 자기 남편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4. 원작 <만추> 자체가 전설인 슬픈 이유

▲ 원작 <만추> 포스터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이 제작한 영화가 최초의 작품이다. 신성일, 문정숙이 출연한 작품으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여성이 모범수로 3일간의 특별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오다가 우연히 만난 남성과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라는 내용이다.

이 영화가 제작된 배경에는 이만희 감독이 과거 <7인의 여포로>를 제작하다가 북한군을 인간적으로 그렸다는 이유 때문에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치소에서 감옥살이를 하다가 풀려난 적이 있었는데, 구치소에서 모범수의 특별휴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영화로 기획했다.

<만추>가 한국영화의 전설로 불려진 데에는 작품성도 작품성이지만 슬픈 사연이 있다. 바로 원작 필름이 유실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배급은 물론이고, 해외 출품용 프린트마저 스페인에 대여했다가 세관에 낼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소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 원작에 대한 정보와 기록은 당시 영화를 본 사람들을 통해서만 전해지고 있다. 당시 이 영화를 본 사람들 말로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언급되고 있다. 북한에 납북되다 돌아온 신상옥 감독, 배우 최은희 부부에 의하면 영화를 좋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소장하고 있었다고 전해졌는데, 확인할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5. 그럼 김태용 감독은 어떤 버전을 본 것인가?

▲ 김수용 감독의 1981년 버전 <만추> 포스터

영화의 완성도와 독특한 정서 덕분인지 이후 <만추>는 총 세 번 리메이크되었다. 1975년 김기영 감독이 <육체의 약속>이라는 작품으로, 1981년 김수용 감독이 원작 동명의 이름으로 그대로 리메이크했으며, 1987년 TV 문학관을 통해 단막극으로 만들어졌다.

김태용 감독은 과거 김기영 감독, 김수용 감독 버전을 연달아 본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차기작으로 준비하다가 느닷없이 과거에 보던 <만추>가 생각나 리메이크 기획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일이 커져서 미국 시애틀까지 오게 되자, 촬영 당시 호텔방에서 “내가 어쩌다 미국까지 와서 이걸 하지?”라고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6. 2010년 버전이 미국 시애틀을 배경으로 선정된 ‘특별한’ 이유?

▲ <만추> 포스터

리메이크를 기획하다가 원작의 서울과 다른 정서를 지닌 장소를 물색 하다가 미국 시애틀을 선택하게 되었다. 결정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시애틀이 자살률이 높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직접 미국 시애틀을 여행하다가 안개에 싸인 도시, 도시인들 대부분인 지성적이라는 것, 그래서 너무나 시니컬하면서도 무거운 느낌에 반해 이곳을 영화의 배경으로 해야겠다 생각했다.

이만희, 김기영, 김수용 감독 버전은 낙엽을 상징으로 작품의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냈다. 이에 김태용 감독은 낙엽이 아닌 안개를 주 배경으로 삼아 원작의 정서를 이어간 동시에 현재 버전에 맞는 정서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는 함께 시애틀을 돌아다니며 함께 영화의 비주얼을 기획한 류성희 미술감독의 아이디어였다.

장구름 기자
blueskywp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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