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명가’라면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과감한 시도와 다양함을 시도하는 넷플릭스? <체르노빌>, <왕좌의 게임> 등 대규모 자본과 완성도가 돋보이는 HBO? BBC는 어떠신가요? BBC 드라마는 <셜록>처럼 대중적인 작품도 있지만 <닥터 후> 시리즈나 <더 오피스> 등 입소문으로 퍼진 작품들이 더 많은 게 특징입니다. 특히 BBC 드라마는 우리나라에 종종 리메이크되기도 하는데요. 리메이크 될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둬 화제가 되곤 합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에 리메이크 된 BBC 드라마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라맛 드라마의 혁신
<부부의 세계>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는 명작 드라마 풍년이었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태원 클라쓰>, <쌍갑포차> 등 수작으로 평가되는 작품들이 쏟아졌었죠. 그 사이에 독보적인 ‘마라맛’ 드라마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바로 <부부의 세계>죠. 불륜이라는 소재 자체는 진부했지만 촘촘한 빌드업과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비지상파 드라마 중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부부의 세계>가 대박을 치자, 자연스럽게 원작 드라마인 <닥터 포스터>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닥터 포스터>가 처음 영국 현지에서 공개되었을 때도 파격적인 스토리와 파국으로 치닫는 흥미진진한 인물 관계 때문에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닥터 포스터>와 <부부의 세계>를 비교해 어느 작품이 더 나은지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부부의 세계>는 영국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는데요. 특히 주인공 지선우 역을 맡았던 김희애의 연기력에 대한 극찬 세례가 이어졌었죠. 김희애의 연기는 우리나라에서도 극찬을 받았습니다. 김희애는 때로는 표독스럽고, 때로는 서글프면서 복수심에 잠긴 다채로운 연기로 자칫 막장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부부의 세계>의 격을 올렸다는 평을 받았죠.
시즌 2 내놔
<라이프 온 마스>
BBC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는 2006년 방영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입니다. <라이프 온 마스>는 영국 맨체스터의 평범한 형사인 샘 타일러는 어느 날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2006년에서 1973년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작품입니다. 당시 수사 과정의 부조리함을 꼬집으면서도 7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켜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중 하나로 꼽히곤 하죠.
이 <라이프 온 마스>가 처음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당연히 팬들은 환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사극 명가인 OCN에서 만들어진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드라마에 대한 기대는 나날이 커졌습니다. <라이프 온 마스>는 최고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종영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결말에 대해서만큼은 아직도 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라이프 온 마스>는 주인공 한태주의 모든 갈등이 해소되는 결말로, 원작과 거의 같은 전개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원작에 충실했다는 호평도 있었지만, 시즌 2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차단해 섭섭하다라는 아쉬운 반응도 있었죠.
대통령 은퇴 후 비밀요원
<언더커버>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언더커버>도 동명의 BBC 드라마가 원작인 작품입니다. 원작에서는 흑인 인권 변호사였다가 후일 영국 최초의 흑인 검찰 총장 자리까지 오르는 아내와 사실은 경찰 쪽의 스파이였던 남편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여기에 흑인 인권운동가가 암살되면서 벌어지는 정치적 음모를 파헤치는 스릴러를 가미한 작품입니다.
반면 한국판 <언더커버>에서는 전직 인권변호사이자 초대 공수처장에 임명된 김현주와 전직 안기부 비밀요원이었던 한정현이 벌이는 서스펜스입니다. 한정현 역을 맡은 지진희는 지난 2019년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 연기로 호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6부작이었던 원작에 비해 한국판 <언더커버>는 훨씬 늘어난 16부작으로, 더 길어진 내용을 어떤 요소로 채울지가 최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고통 받는 김수현?
<어느 날>
<크리미널 저스티스>는 국내에도 아는 사람은 안다는 명작 드라마입니다. 너드미의 대표주자인 영국 배우 ‘벤 위쇼’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로도 알려져 있죠. <크리미널 저스티스>는 억울한 누명을 쓴 피고인 입장에서 바라본 법정 드라마입니다. 원작에서는 누구 하나 자신의 결백을 믿어주지 않는 처지에 처한 피고인 ‘벤’의 꿈도 희망도 없는 절망적인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크리미널 저스티스>는 올해 <어느 날>로 재탄생에 안방으로 찾아올 예정입니다. 김수현, 차승원이 주연을 맡았는데요. 김수현은 벤 위쇼가 연기했던 억울한 살인사건 용의자를, 차승원은 그의 변호사를 연기할 예정입니다. 유독 어두웠던 원작의 흐름을 그대로 이을 것인지, 아니면 희망적인 스토리로 각색해 재탄생할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배우의 연기 격돌이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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