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찬란했던 리즈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지현에게는 <엽기적인 그녀>가 있었고, 김혜수에게는 <첫사랑>이 있었죠. 그렇다면 송혜교의 리즈는 언제였을까요? 10대 때부터 활발하게 활동한 배우인 만큼, 많은 분들이 송혜교의 리즈를 하나로 콕 집기 힘들어할 것입니다. 심지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미모까지 여전해 우스갯소리로 ‘송혜교의 리즈는 내일이다’란 말도 있을 정도죠. 오늘은 송혜교의 ‘그때 그 시절’을 연도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990년대,
CF 스타의 탄생
송혜교는 1996년 스마트 교복 모델 선발대회에서 대상으로 입상하며 CF 모델로 데뷔했습니다. 사실 송혜교는 데뷔 전부터 은광여자고등학교의 3대 얼짱으로 유명했었죠. 스마트 교복 모델 이후로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김국진과 함께 현대전자 CF를 찍기까지 했습니다. 김국진의 말투를 따라한 송혜교의 ‘밤새지 말란 말이야~’가 유행어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송혜교를 청춘스타로 만든 드라마, <순풍산부인과>가 방영됐습니다. <순풍산부인과>는 600화가 넘는 방대한 회차에도 평균 시청률 20%대를 유지한 대작 중의 대작입니다. 송혜교는 철부지 대학생인 오혜교를 연기했죠. 예쁜 얼굴과는 다르게 매사 까칠하고 철없이 행동하는 모습이 의외의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2000~2005년,
흥행 보증 수표가 되다
<순풍산부인과> 이후 송혜교가 선택한 작품은 드라마 <가을동화>였습니다. 이전까지는 깨발랄하고 왈가닥인 이미지였지만, <가을동화>에서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죠. 14년간 친오빠로 알고 있던 ‘준서’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하는 시한부 환자 ‘은서’ 역을 맡았습니다. <가을동화>는 최고 시청률 40%를 넘긴 흥행작으로, 송혜교 본인이 자신의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가을동화> 이후로도 송혜교의 승승장구는 계속됐습니다. 2001년에는 드라마 <호텔리어>와 <수호천사> 모두를 흥행시키죠. <호텔리어>는 당시 탑스타였던 배용준과 김승우, 송윤아가 출연하는 인기작이었죠. 송혜교는 재벌집 영애지만 늘 외로움 속에 사는 김윤희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수호천사>에서는 친한 언니가 죽자 언니의 아이를 위해 대학까지 포기하고 똑 부러지게 살려는 정다소 역을 맡았습니다. <수호천사>는 최고 시청률 31%를 넘기는 인기를 누렸죠. <수호천사>까지 성공시키며 송혜교는 데뷔 5년 만에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올랐습니다.
2003년, 드라마 <올인>의 여주인공으로 송혜교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올인>은 무려 6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초대형 스케일의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송혜교는 카지노의 딜러인 민수연으로 분해 이병헌과 합을 맞췄습니다. 송혜교는 이 작품으로 SBS 연기대상에서 첫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아직도 송혜교의 대표작 하면 손꼽히는 드라마죠. <풀하우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5년도 더 전의 드라마임에도 아직까지 레전드 드라마로 회자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송혜교는 인터넷 소설작가인 한지은으로 등장해 구김살 없고 당찬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극중 한지은의 시그니처였던 ‘곰 세 마리’ 애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죠. 송혜교는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인기상, 베스트 커플상, 여자 최우수상 3관왕을 달성하며 탄탄대로를 걷습니다.
2006~2010년,
할리우드로 도약하다
드라마 스타로 이름을 날리던 송혜교는 영화판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2007년 개봉한 영화 <황진이>는 송혜교의 연기력을 입증한 영화였습니다. 송혜교의 첫 사극 연기이기도 했죠. 조선 시대 최고의 예술가이자 비운의 여성이었던 황진이로 분해 열연을 펼쳤습니다. 송혜교는 이 영화로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넓혀나갔습니다.
이듬해에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는데요. 당시 높은 작품성으로 탄탄한 매니아 층을 가지고 있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송혜교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죠. 송혜교는 일에 치이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주준영을 연기해 연기 인생의 제2 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짧고 동글동글한 주준영의 헤어스타일이 한때 유행하기도 했었죠.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연기력을 입증받은 송혜교의 차기작은 무려 할리우드였습니다. 미국의 독립영화인 <페티쉬>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것입니다. 영화 전체에 깔려있는 음산하고 섬뜩한 분위기 때문에 호평을 받기도 했죠. 하지만 성적 자체는 좋지 않아 일부 팬들에게는 ‘송혜교의 흑역사’로 불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2010~,
변하지 않는 송혜교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5년 만에 송혜교의 드라마 복귀작이 결정되었습니다. 바로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기도 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였는데요. 송혜교는 눈이 멀어 사람을 믿지 않는 재벌가 상속녀 오영으로 등장했습니다. 특히 오랜 경력의 배우들에게도 어렵다는 시각장애인 연기였음에도 훌륭하게 소화해 내 찬사를 받았죠. 송혜교는 그해 두 번째 S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영화의 끈도 놓지 않았습니다. 송혜교는 중국을 대표하는 감독인 왕가위의 영화 <일대종사>의 주연을 맡으며 한류스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는데요. 2016년에는 오우삼 감독의 <태평륜> 3부작에 연달아 출연하기도 했죠. 왕가위 감독은 송혜교의 눈빛 연기에 극찬을 보내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송혜교는 이미 이전에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어리고 철없는 엄마 ‘미라’를 훌륭하게 연기해 호평은 바 있었죠.
같은 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아시아를 뜨겁게 달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도 출연했죠. 로맨스 드라마 명장인 김은숙 작가와의 첫 만남이기도 한데요. <태양의 후예>는 중국에 동시 방영되어 회당 2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기도 했죠. 송혜교는 이 드라마로 K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류 스타로서 위상을 굳건히 했습니다.
박보검과 함께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남자친구> 이후 송혜교의 차기작은 방송계 최고의 관심사였습니다. 특히 송혜교가 <남자친구>로 인해 한층 더 성숙해진 원숙미를 갖춘 배우로 재평가되면서 평소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죠. 그런데 최근 송혜교의 차기작이 정해졌습니다. 바로 드라마 <미스티>로 화제가 되었던 제인 작가의 차기자인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와 <태양의 후예>에서 한차례 호흡을 맞췄던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입니다. 두 작품 모두 늦어도 내년에는 방송될 예정이라 팬들의 기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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