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데뷔한 지 26년 차 배우이지만, 영화보다는 CF에서 얼굴이 더 자주 보이는 배우가 있습니다. 그는 바로 2003년 드라마 ‘대장금’으로 지금까지 한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류스타 이영애입니다.
심지어 북한 지도자였던 김정일도 그녀의 팬이라고 밝혀 과거 미국 야후 사이트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품 활동이 꾸준하지 않고, 대표작도 잘 알려지지 않아 다소 아쉬운데요. 지금부터 그녀의 필모그래피에 대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초콜릿 광고 속 청순한 소녀
본업은 영화배우이지만, 이영애의 데뷔는 광고모델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90년 최고의 인기였던 유덕화와 함께 초콜릿 광고를 찍었습니다. 광고에 드러난 남다른 미모는 이영애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산소 같은 여자’라는 카피로 기억되는 화장품 광고에도 연이어 출연하며 광고 모델로 활동했었습니다.
이영애는 최근까지도 굉장히 많은 광고를 찍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성기에는 광고만 240편을 찍을 정도였고, 여성 배우 중 가장 많은 광고를 찍었다고 합니다. 광고계에서의 활발한 활동은 작품 수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영애의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음을 보여줍니다.
‘장금이’로 한류스타 등극
광고 모델로 데뷔 후, 이영애는 1993년 드라마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로 연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후 2000년까지 질주, 아스팔트 사나이, 의가형제, 불꽃 등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녀는 라디오에서 “‘산소 같은 여자’ 프레임에 갇히기 싫어 일부러 1년에 서너 작품을 진행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이 시기 이영애는 다양한 역할을 시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갔습니다. 1997년 드라마’내가 사는 이유’에서는 술집 작부 역을 맡았고, 같은 해 드라마 ‘의가형제’에서는 장동건, 손창민과 함께 내과 의사를 연기했습니다. 또 다른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에서는 비련의 미혼모 역할까지 해내며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각인시켰습니다.
그러던 중 이영애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대장금’이 55%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에서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대장금’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대만 등 많은 나라에서 사랑을 받으며 이영애를 한류 스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영애 하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대장금’이라면, 영화는 과연 어떨까요?
드라마로 승승장구,
영화에서는?
이영애는 배우로 데뷔한 지 26년 차이지만 주연으로 활약한 작품은 5편으로 다작 배우는 아닙니다. 스크린에서는 1997년 영화<인샬라>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1999년 <키스할래요?>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2001년 <봄날은 간다>의 여주인공 ‘은수’역으로 유지태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빨간 목도리와 함께 청순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극중 “라면 먹을래요?”라는 대사는 현재 유행어로 발전하기도 했죠. 영화로서는 이 작품이 그녀의 첫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적지만 묵직한 필모그래피
이영애가 많은 작품들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필모그래피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2000년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 에 연달아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갔습니다. 두 작품 모두 지금까지 수작으로 회자되고 있는 작품들이죠.
이영애는 <JSA 공동경비구역>에서 소피 E 장 소령 역을 맡았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단아한 이영애의 평소 모습과 대비되는 칼 단발머리와 제복으로 냉철한 군인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는데요. 박찬욱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원작 소설에서는 이 캐릭터가 남자였는데, 영화에서 중성적인 느낌의 역할을 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5년 후, 이영애는 “너나 잘하세요~”라는 명대사로 잘 알려진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주연 금자 역으로 출연합니다. 대중들에게 이영애의 대표작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지요. <친절한 금자씨>로 이영애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며 연기 변신에 성공하고, 그 해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영애의 작품 소식은 뜸했는데요. 그녀가 영화계에 복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2년이었습니다. 2017년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신사임당 역할을 맡았으나 경쟁작에 밀려 큰 흥행은 거두지 못했습니다.
공백기 깨고 등장한 이영애
영화 <친절한 금자씨>이후로 이영애는 2017년 <아랫집>이라는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활동의 재개를 알렸습니다. 이영애의 가장 최근 작품은 영화 <나를 찾아줘>입니다. 이 작품에서 실종된 아들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엄마 ‘정연’ 역으로 등장해 14년 만에 상업영화에 복귀했습니다. 이영애는 이 작품으로 춘사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다시 서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세월을 무색하게 만드는 눈부신 미모로 ‘원조 여신’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이영애인데요.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우리나라 대표 여배우 중 한 명입니다. 긴 공백기를 깨고 3년 전부터 다시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 그녀, 앞으로 더욱더 다양한 작품 활동이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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