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소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배우 임은경.
임은경은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꿈 같은 말을 현실로 만든 스타다. 지난 1999년 혜성 같이 나타난 그는 단 한 편의 CF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체 불가 인형 미모에 몽환적인 매력까지. 당시 임은경은 최고의 세기말 스타이자 신비주의 콘셉트의 대표주자로 주목 받았다.
스무살~
광고 외에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음에도 성장사와 데뷔 배경 등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며 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을 정도.
기세를 몰아 임은경은 유명 감독의 블록버스터 물에 캐스팅되며 누구보다 화려한 배우 데뷔를 예고… 했으나 그의 전성기는 거기까지였다.
그 영화가 한국 영화계의 재앙이라 불리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ㅠㅠ
장선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110억 원이라는 당시로선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소요됐으나 단 5억 원의 극장 수입을 거두는데 그쳤다.
개봉한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괴작으로 회자될 정도로 주연배우인 임은경이 입은 피해도 막대했다.
이 영화의 제작기간은 무려 3년. 그 사이 임은경에 대한 이슈성은 휘발되고 그에겐 ‘실패한 영화의 주인공’이란 불필요한 딱지만이 남았다.
결국 반 강제로 신비주의에서 벗어난 임은경은 ‘품행제로’ ‘보디가드’ 등 인기작에 출연하고도 데뷔 초 화제성을 이어가진 못했다.
자연히 임은경이 느꼈을 고통도 상상초월. 임은경은 당시 칩거를 택했을 정도로 극심한 마음 고생을 했다며 감춰온 심경을 전했다.
그땐 홍보하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서 주변 반응을 주의 깊게 듣지 못했어요. 스케일이 큰 영화에 출연하게 돼 행운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니 슬럼프가 오더라고요. 연예 정보 프로그램은 아예 보지도 못했어요.
(임은경, tvN ‘그 시절 톱10’ 방송 캡처’에서)
임은경만이 아니다. 비 역시 작품의 실패로 인한 애달픈 마음을 전한 바 있다.
비는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큰 사랑을 받았던 터. 비록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할리우드 영화 ‘스피드 레이서’와 ‘닌자 어쌔신’으로 글로벌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들어 비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배출해내지 못하고 화제성을 잃었다.
이 와중에 150억 원을 들인 대작 ‘자천자왕 엄복동’이 시사회 후 혹평을 넘어선 조롱에 직면하자 비는 SNS를 통해 심경을 토해내기에 이르렀다.
그 유명한 ‘술 한 잔 마셨습니다‘ 고백이다.
(비, 인스타그램에서)
그러나… 이 같은 비의 호소가 무색하게 ‘자전차왕 엄복동’은 1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비의 자세는 프로의 그것. 감독 하차로 인한 내홍과 도를 넘은 ‘밈’화에도 비는 주연배우다운 의연한 심경을 전했다.
촬영 당시에 여러 논란을 알았다고 해도 저는 열심히 했을 거예요. 선수끼리 치열하게 찍는 영화니까요. 배가 흔들린다고 나혼자 구명조끼 입고 뛰어내릴 순 없죠. 제 위치에서 묵묵히 꾸준히 열심히 하고 싶을 뿐입니다. (비, 매체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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