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협박 혐의 YG 양현석
법정 싸움 3년 만에 무죄판결
무죄 전해지자마자 주가 상승
양현석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3년간의 법정 싸움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22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에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날 양현석 씨의 공소 사실을 먼저 설명하면서 공익제보자인 A씨에게 비아이씨에 대한 진술을 번복할 것을 강요하고 협박한 혐의가 있다며 이에 대한 선고 결과를 밝혔다.
앞서 양 전 대표는 2016년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구매를 경찰에 진술한 제보자 A씨가 진술을 바꾸도록 협박·강요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수 연습생이었던 A씨는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비아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진술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 그는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YG 측에서 외압을 받아 진술을 번복했다고 공익 제보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를 불러 비아이 진술 번복을 요구하면서 ‘너 하나 죽이는 거 일도 아니다’라는 말은 상당한 공포심을 일으키는 해악 고지가 명백하다”라며 양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양 전 대표 측은 “마약 사건으로 적발된 A씨를 협박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무죄를 주장해 왔으나 검찰은 13차 공판에서 “아이돌 지망생이던 공익제보자를 야간에 불러 협박하고 진술 번복을 요구한 점에서 해악 고지를 한 것이 명백하다. 범죄 행위 수법과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수사에서 공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반성의 기미조차 안 보인다”라며 양현석 전 대표에게는 징역 3년, 같이 기소된 경영지원실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그렇게 공판을 이어오던 양현석 전 대표가 1심에서 드디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행위자가 상대방의 요구에 대가를 기대하고 행위를 한 것이라면 의사결정이 제한된 것은 아니다”라며 과거 판례를 인용해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한 A씨가 수사 및 조사 과정에서 관련 진술이 점차 변화한 점에 주목했다. A씨는 최초 디스패치와의 인터뷰 때 발언한 것과 달리 점차 “널 연예계에서 못 쓰게 하겠다”, “너 하나 죽이는 것 일도 아니다” 등 양현석 전 대표가 했다는 발언들이 점차 구체적이고 자극적으로 변한 점을 들어 진술의 일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비아이 씨와 해당 사건이 있고 난 뒤에도 빅뱅의 멤버 최승현 씨와 대마를 흡입하는 등의 행동에 비추어 볼 때 의사 결정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공포심을 느끼지 않았다고 봤다.
이후 재판부는 양현석 전 대표가 A씨에게 설득 및 심리적 압박을 통해 비아이 씨의 수사를 무마하려고 한 정황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형사 기능을 침해한 것”이라고 질타했지만 이번 사건의 혐의인 보복 협박은 인정하지 않아 결국 무죄 선고를 내렸다.
3년간의 싸움 끝에 자유를 얻은 양현석 전 대표가 소감을 전했다.
양현석 전 대표는 재판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서 “재판부의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짧은 소감과 함께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로써 3년간 A씨에 대한 협박 사건으로 검찰과 경찰에서 조사를 받아온 억울함을 덜며 YG가 수년 동안 안고 있던 리스크도 털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 전 대표의 무죄 판결로 인해 YG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YG는 블랙핑크 다음을 책임질 신인 걸그룹으로 YG가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를 오랫동안 준비해 왔지만 좀처럼 데뷔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수년간의 공판 과정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공판이 진행되면서 가수 연습생 출신 A씨의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고 협박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아 무죄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집행유예도 아닌 무죄가 나왔다”라며 “신인 론칭도 속도를 낼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감감무소식이었던 YG의 신인 걸그룹 론칭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YG의 주가는 또한 양 전 대표의 무죄 판결과 함께 상승하기 시작해 정오경에는 약 5% 포인트 상승한 4만 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공익 제보자이자 양 전 대표에게 협박받았다고 주장한 한서희는 단 한 번도 연예인이었던 적이 없지만 연예계 마당발이자 이슈 메이커인 인물이다.
한서희는 집행유예 기간 중 필로폰 투약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받고 수감 중인 상태에서 공익제보자로 재판에 나섰었다.
그러나 한서희는 증인신문에서 다소 오락가락한 진술과 불성실한 태도로 양현석 전 대표 변호인 측이 자신이 주장했던 정황과 다른 내용의 증거들을 내밀자 말이 길어지거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재판부는 이런 한서희에 “워낙 오래된 일이라 증인이 모든 걸 다 기억할 순 없다. 하지만 질문을 듣고 생각해서 답하는 게 아니라 기억이 나는 것만 답하라. 아니면 ‘모른다’고 답하라. 진술의 신빙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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