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종료 및 정리해고 철회
30% 인력감축 조직 슬림화
“제품 사랑해달라…무릎 꿇고 호소”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이달 30일로 예정된 사업종료를 철회했다. 계획을 발표한 지 24일 만이다. 푸르밀은 신동환 대표이사, 임직원, 노동조합 명의로 호소문을 발표했다.
푸르밀은 “관련된 모든 분께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경영진은 ‘오너 경영 실패’라는 지적에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유제품 소비감소, 원재료비 및 유류대 상승 등 대외적 경영환경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쳐 지난 4년간 누적 적자만 300억 원이 넘고 올해만 18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추가로 예상되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누적된 적자에 현금 유동성마저 고갈돼 직원들에게 정상적인 급여지급이 가능한 날까지만 사업을 영위할 것임을 발표하게 됐다”며 “노동조합의 뼈를 깎는 희생과 도움으로 구조조정 합의에 이르게 됐다. 자금지원에 용단을 내려 주신 주주들의 지원으로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회사는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하고자 한다”며 “슬림화된 구조하에 갖춰진 효율성을 바탕으로 영업을 정상화하겠다.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다. 저희 제품을 사랑해줄 것을 무릎 꿇어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사업종료와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이메일로 사업종료를 통보받은 직원들은 반발했다.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에 회사에 원유를 공급해 온 낙농가도 나섰다. 직원들과 대리점주, 낙농가, 협력회사 관계자들은 사업종료만은 막아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회사에 전달했다.
푸르밀 대리점주와 낙농가는 상경 집회를 벌였고, 노사는 네 차례 교섭을 통해 인원을 감축는 조건으로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푸르밀은 오는 14일까지 3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권고사직을 진행할 방침이다.
푸르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노조에서 공고문을 올린 것처럼 희망신청을 우선으로 받을 예정”이라며 “사업구조 슬림화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11월 30일 기준 영업종료라는 사실만을 가지고 전 직원들이 그 일정에 맞춰 모든 업무를 마무리 중이었다”며 “원부자재에 대한 수급계획, 은행, 거래선들과의 납품재개, 대리점 및 직원들과의 신뢰 재형성 등 앞으로 해결해 가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전했다.
네티즌은 푸르밀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모습이다. 관련 기사에 “푸르밀 고맙다. ‘가나 초코우유 많이 사 먹을게”, “팔아줍시다. 기업이 살아야 가족들도 먹고살죠”, “푸르밀 같은 국내 업체가 잘되길 희망합니다”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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