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매년 ‘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배우’라는 설문을 돌려 TOP 10을 뽑는 잡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간혹 소개될 정도로 가십성이 짙은, 어떻게 보면 다소 잔인한 차트죠. 그런데 이 차트에 꾸준히 올라가던 배우가 있었는데요. 2013년에는 9위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바로 배우 앤 해서웨이인데요. 너무 사랑스럽기만 한 그녀가 왜 미국의 비호감 배우가 된 걸까요?

수녀를 꿈꾸던 소녀,
청춘 스타가 되다

앤 해서웨이는 변호사 아버지와 연극배우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는 수녀가 되어 종교에 귀의하고자 했지만,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가톨릭 교리에 반발하여 어머니를 따라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앤 해서웨이의 친오빠가 동성애자였기 때문입니다.

<겟 리얼>

17살, 드라마 <겟 리얼>로 데뷔하게 되었지만, 앤 해서웨이는 부족한 연기력으로 엄청난 혹평을 들어야 했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매일 울었다고 밝혔을 정도로 힘든 경험이었죠. 결국 <겟 리얼>은 조기 종영이라는 뼈아픈 최후를 맞이해 앤 해서웨이의 흑역사로 남았습니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음에도 앤 해서웨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닥치는 대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배우의 끈을 놓지 않았죠. 그런 앤 해서웨이에게 마침내 출세작이 찾아오게 되었으니, 바로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입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미아’가 하루아침에 한 나라의 공주가 되는 일을 그린 하이틴 영화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2>

앤 해서웨이는 발랄하면서도 어느 정도 반항적인 사춘기 고등학생 연기를 훌륭히 해내었고, 타고난 미모 덕에 10대, 20대 사이에서 인기 스타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4년 개봉된 후속작 <프린세스 다이어리 2>까지 성공시키며 청춘스타라는 타이틀을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한순간의 반짝임?
이미 완성된 연기력

<브로크백 마운틴>

세간에서는 알아주는 스타가 되었지만, 앤 해서웨이에게 보내지는 평가는 그리 후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데뷔작 <겟 리얼>에서 보여준 어색한 연기가 발목을 잡은 것이죠. 사람들은 앤 해서웨이가 잠깐 반짝하고 말 스타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런 싸늘한 시선을 무색하게 한 영화가 나왔으니, 바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입니다. 앤 해서웨이는 작중 ‘잭’의 아내 ‘루린’을 맡아 엄청난 열연을 펼쳐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비커밍 제인>

바로 이듬해에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연을 맡아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2007년에는 영국이 낳은 자가 ‘제인 오스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비커밍 제인>에 등장해 잔잔한 멜로 정극 연기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레이첼, 결혼하다>

<러브 & 드럭스>

<원 데이>

연달은 흥행 성공으로, 앤 해서웨이는 명실상부 로맨스 영화의 섭외 1순위를 달리는 명배우가 되었습니다. 2008년 영화 <레이첼, 결혼하다>로 그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가 하면, <러브 & 드럭스>와 <원 데이>에서는 각각 결이 다른 매력을 선보여 팬들을 대거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그녀가
비호감 배우라니?

<다크 나이트 라이즈>

<레 미제라블>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왜 앤 해서웨이가 ‘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배우’ 9위에 올랐는지 의아해하실 겁니다. 심지어 해당 차트가 나온 2013년 바로 전해에는 앤 해서웨이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레 미제라블>이 개봉했던 해라 더욱 납득하기 힘든 순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레 미제라블>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역대급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었던 시기였죠.

사실 해당 순위의 배경에는 악의적인 루머와 파파라치들의 지나친 사생활 침해에 있었습니다. 최정점의 인기를 얻은 앤 해서웨이를 두고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마구 퍼지면서 안티팬들이 생긴 것이죠. 앤 해서웨이의 사생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파파라치들도 이런 안티팬 양성에 한몫했는데요. 앤 해서웨이는 토크쇼에 출연해 파파라치들을 비판하는 랩을 선보이기도 했었죠.

<인터스텔라>
<인턴>
<오션스 8>
<락 다운>

안티팬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앤 해서웨이는 이듬해 영화 <인터스텔라>를 시작으로, <인턴>, <오션스 8> 등 SF, 코미디, 액션 등 장르를 넘나드는 만능 배우로 성장해 할리우드의 대체 불가능한 스타가 되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코로나 19를 배경으로 한 영화 <락 다운>의 주연을 맡아 권태기의 부부 ‘린다’로 분해 변함없는 연기력을 뽐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