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아카데미는 그 어느 때보다 ‘컬러풀’하다는 찬사를 받은 시상식이었습니다. 최초로 아시안계 여성 감독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타기도 하고,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 수상자는 전부 유색인종들이었죠. 이처럼 아시아에 대한 할리우드의 관심과 집중은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작년에 아시안계 최초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역사를 또 한 번 바꾼 배우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심지어 이 배우는 한국계 혼혈 배우인데요. 바로 배우 아콰피나입니다. 오늘은 아콰피나의 놀라운 이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콰피나’가 아니라
‘김치찌개’?

아콰피나는 중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계 이민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돌아가, 아버지와 친할머니 밑에서 자랐죠. 아콰피나는 사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꾸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코미디, 음악, 랩 등에 관심이 더 많았죠. 이 과정에서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요. 자신의 예명을 고민하던 아콰피나는 생수 상표명인 ‘아쿠아피나’에 어색함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awkward’를 결합해 ‘아콰피나’라는 예명을 지은 것입니다. 당시 ‘아콰피나’와 견주던 예명 후보 중에는 ‘김치찌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My V@g>

아콰피나가 스타가 된 것은 2012년이었습니다. ‘My V@g’라는 자작곡을 유튜브에 올리면서부터였죠. 파격적인 가사와 위트 있으면서 세련된 뮤직비디오 연출이 화제가 되었죠.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6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아콰피나를 유튜브 스타로 만들었습니다.

크레이지 페이머스 아시안

<오션스 8>

이후로도 래퍼, 코미디언, 단역 배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던 아콰피나는 우연한 기회로 영화 <오션스 8>에 캐스팅됩니다. 아콰피나는 오션스 일당 중 재치있고 입담이 센 소매치기 고수 ‘콘스탄스’ 역을 맡았는데요. 톡톡 튀는 매력과 재기발랄한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신 스틸러로 거듭납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아콰피나가 <오션스 8>으로 인지도를 올렸다면, 주연급 배우로서 역량을 보여준 영화는 바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입니다. 조연부터 단역까지 거의 100% 아시안계 배우들만 출연하는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영화기도 한데요. 아콰피나는 주인공 레이첼의 절친이자 싱가포르인인 ‘펙린 고’ 역을 맡았습니다. ‘크레이지’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리치’한 집안의 딸이죠. 특히 아버지 역의 켄 정과 환상의 호흡과 케미로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 호평을 받았습니다.

<쥬만지 : 넥스트 레벨>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스타덤에 오른 아콰피나는 좀 더 큰 작품을 노리기 시작했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쥬만지 : 넥스트 레벨>에 캐스팅 된 것입니다. 아콰피나는 쥬만지 게임 속 캐릭터 중 한 명인 ‘밍 플릿풋’으로 등장했는데요. 밍 플릿풋은 쥬만지 시리즈 최초의 동양인 캐릭터라 더욱 뜻깊었습니다.

하나의 롤모델로
우뚝 서다

<SNL>

아콰피나는 2018년, 미국 유명 코미디쇼인 ‘SNL’의 역대 두 번째 아시안계 여성 호스트로 무대에 섰습니다. 그 자리에서 최초의 아시안계 여성 호스트였던 ‘루시 리우’를 언급하면서 장벽을 뚫어 진출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롤 모델이었다는 존경을 보냈습니다. 그런 아콰피나는 지금 후배 배우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페어웰>

2019년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페어웰>은 개봉 직후 아시안계 미국인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뭉클하게 풀어낸 수작이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비슷한 시기 개봉했던 영화 <기생충>의 최대 적수로 평가되기도 했는데요. 봉준호 감독 또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는 리뷰를 남겨 화제가 됐었죠.

<페어웰>
<골든 글로브>

<페어웰>은 미국에 사는 중국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잔잔한 감동 속에 재치있고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유머가 돋보이는 영화죠. 아콰피나는 <페어웰>로 골든글로브 뮤지컬 및 코미디 부문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요. 이 여우주연상은 아시안계 여성 최초로 이뤄낸 것이었습니다. 첫 주연작으로 일궈낸 쾌거였죠.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최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히어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는데요. 이 영화에도 아콰피나가 출연합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는 양조위, 양자경 등 홍콩의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을 통해 얼굴을 알린 시무 리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인어공주>

아콰피나는 이 밖에도 디즈니 실사화 영화인 <인어공주>에도 출연할 예정인데요. 바로 인어공주 ‘아리엘’의 친구인 갈매기 ‘스커틀’ 역을 맡았습니다. 하이톤 목소리에 푼수 같은 캐릭터가 아콰피나와 딱 어울린다는 호평을 받았죠. 비록 목소리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기대만큼은 벌써 하늘을 찌를 기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