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개봉한 작품들 중에서 유독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조선족인데요. 대부분의 작품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정적인 캐릭터로 비춰진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성 있고 강렬한 조선족 캐릭터를 소화해 큰 사랑을 받은 배우들도 많죠. 그렇다면 실감나는 조선족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배우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범죄도시, 진선규

<범죄도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700만에 가까운 흥행 돌풍을 일으킨 작품입니다. 최근 <범죄도시 2>가 촬영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도 전작과 마찬가지가로 듬직한 형사 마동석이 출연한다고 합니다.

영화는 하얼빈에서 서울로 넘어와 온갖 악행을 일삼는 ‘흑룡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마석도’를 주축으로 한 강력반 형사들과의 맞대결을 그렸습니다. 1편의 성공 요인으로 ‘마석도’ 형사를 연기한 마동석의 활약도 컸지만, 윤계상을 비롯한 역대급 조연 배우들의 활약이 대단했죠.

특히 실감나는 연기로 주목받은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위성락’ 역을 연기한 진선규입니다. 본래 선한 얼굴을 갖고 있는 진선규는 이 역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는데요. 실감나는 조선족 말투는 물론 체중감량과 태닝을 하며 외적인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여러 시도 끝에 삭발 투혼으로 완벽한 캐릭터를 완성시켰죠. 그 결과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거머쥐며 연기력까지 인정받았습니다.

황해, 김윤석

영화 <황해>는 <추격자>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두 번째 상업영화입니다. 조선족 택시기사 ‘구남’이 살인청부업자 ‘면정학’과 얽히게 되면서 한국으로 넘어오게 되죠. 그 과정에서 아내의 실종과 함께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다뤘습니다.

전작에서 김윤석이 주인공, 하정우가 악인을 맡았다면 이 작품에서는 상반된 입장으로 등장하죠. 특히 하정우의 실감나게 먹는 연기가 주목받았는데요. 또한 앞서 말한 <범죄도시> 속 ‘장첸’ 못지않은 악역 연기로 화제가 됐습니다.

김윤석은 <추격자>를 비롯해 <타짜>, <전우치>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강인하고 센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그중 <황해>의 ‘면정학’은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 조선족들도 연변 출신 조폭이 아니냐는 말을 했을 정도로 실감나는 사투리와 연기 역시 대단했죠. 거기에 강력한 전투력으로 ‘장첸’도 저리가라 할 포스를 내뿜는 캐릭터였습니다.

악녀, 김옥빈

정병길 감독의 <악녀>는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은 액션 영화입니다. 아버지를 잃은 연변 소녀 ‘숙희’의 잔혹한 복수를 그렸는데요. ‘숙희’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비밀들까지 서서히 밝혀지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악녀>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여성 원 톱 주연의 액션, 느와르 장르로 화제가 됐죠. 감독이 칼을 갈고 연출한 액션신과 김옥빈의 활약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주인공 ‘숙희’를 연기한 김옥빈의 인생작으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주인공 ‘숙희’는 연변에서 아버지를 잃고 킬러로 길러진 인물입니다. 극중 김옥빈이 연변 사투리를 구사하는 장면도 등장하는데요. 사투리 연기와 강렬한 액션신들로 김옥빈의 새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 작품으로 김옥빈은 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신세계, 김병옥

영화 <신세계>는 한국판 <무간도>라고 불릴 만큼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죠. 수사 과장 ‘강형철’은 점차 세력을 넓혀가는 조직 ‘골드문’을 잡기위해 사투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이자성’을 몰래 조직에 투입하게 됩니다. 거기에 또 다른 인물인 ‘정청’과 두 사람의 얽히고설키는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인물간의 갈등을 그렸죠.

극 중반부터 조선족으로 등장해 신스틸러로 활약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연변의 거지들’인데요. ‘연변의 거지들’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했죠. 하지만 이후 ‘정청’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잔인하고 악랄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김병옥은 이 작품에서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극에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습니다.

우상, 천우희

<우상>은 <한공주>로 주목받은 천우의, 이수진 감독의 다시 뭉친 작품입니다. 또한 한석규, 설경구 두 연기파 배우의 출연까지 화제가 됐죠. 작품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에 위기를 맞은 ‘명회’와 죽은 아들의 사건을 파헤치는 아버지 ‘중식’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천우희는 극중 비밀의 키를 쥐고 사라진 여성 ‘최련화’를 연기했습니다. 극중 조선족으로 등장하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천우희는 오랜 기간 연변 사투리와 중국어를 익혔다고 하는데요. 거기에 촬영기간 내내 눈썹까지 밀어가며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합니다.

공모자들, 라미란

임창정, 최다니엘 주연의 <공모자들>은 실제 조선족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벌어지는 장기적출, 밀매 사건을 다뤘는데요. 코믹한 이미지의 임창정이 무게감 있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극중 라미란은 마약을 비롯해 갖가지 것들을 밀수하는 조선족 ‘따이공’으로 깜짝 출연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라미란은 주목받는 배우가 아니었죠. 하지만 리얼한 조선족 말투와 찰지는 연기력으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해무, 한예리

영화 <해무>는 <살인의 추억> 각본에 참여한 심성보가 연출을 맡고 봉준호 감독이 기획, 각본,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됐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 역시 ‘제7호 태창호 사건’이라는 실제 해상 사고를 배경으로 제작됐는데요. 김윤석, 문성근, 김상호 등 화려한 출연진까지 더해져 기대를 모았죠.

극중 한예리는 조선족 처녀 ‘홍매’를 연기했습니다. 한예리는 데뷔 이래로 유독 조선족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요. 독립영화 <푸른 강은 흘러라> 출연 당시 실제 연변에서 촬영하며 사투리를 익혔다고 합니다. 이후 <코리아>, <스파이>, <해무>까지 여러 작품에서 실제 같은 조선족 연기를 선보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