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이 기억하는 명작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거나 훌륭한 작품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작품 속 배우들까지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죠. 그만큼 배역에 잘 맞는 캐스팅으로 배우의 최대 능력치를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인데요. 그렇다면 오늘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캐스팅이 뒤바뀌었지만, 제 짝을 만나 대박 난 작품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해운대>

임창정→설경구

임창정은 <해운대>를 연출한 윤제균 감독과 인연이 많은 배우입니다. <색즉시공 1>, <색즉시공 2>, <1번가의 기적>을 비롯해서 <두사부일체>, <낭만자객>,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등 윤제균 감독이 연출하고 제작한 여러 작품에 출연해왔는데요. 하지만 1,130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친 영화 <해운대>는 아쉽게도 스케줄 관계상 출연하지 못했습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윤제균 감독을 만난 임창정은 서로 한참을 웃기만 했다고 하죠.

<과속스캔들>

임창정→차태현

임창정이 출연을 고사한 또 하나의 대박 작품은 바로 <과속스캔들>입니다. 임창정은 <색즉시공 2>를 찍던 중 자신에게 딱 맞는 작품이라며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제목이 <과속스캔들>이 아닌 <과속삼대>였다고 하는데요. 거기에 다른 촬영과 겹쳐 출연을 고사했고, 결국 차태현이 캐스팅된 결과 대박이 난 것이죠. 이에 임창정은 작품마다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라며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북이 달린다>

임창정→김윤석

<거북이 달린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임창정에게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전에 계약한 작품의 투자 문제로 계속 제작이 미뤄지는 상황이었는데요. 때문에 임창정은 <거북이 달린다> 역시 출연을 고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 작품 역시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임창정이 1년간 촬영을 기다리고 있던 작품은 무산되어 상심이 컸다고 하죠.

<8월의 크리스마스>

정우성→한석규

<8월의 크리스마스>는 당시 작품상을 비롯해 배우들까지 여러 상을 휩쓸며 작품성은 물론 흥행까지 성공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정원’ 역할을 한석규가 아닌 정우성이 연기할 뻔 했다고 합니다. <비트>를 통해 청춘스타로 부상한 정우성은 <8월의 크리스마스> 시나리오를 받고 감탄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나이대도 자신과 맞지 않고, 자신이 없어 거절하게 됐죠. 이후 정우성은 자신이 ‘정원’ 역을 맡았다면 작품이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더 테러 라이브>

한석규→하정우

정우성의 고사로 한석규가 빛을 본 반면, 한석규가 출연하지 않아 빛을 본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더 테러 라이브>의 하정우입니다. 감독은 원래 주연으로 한석규를 점찍어 놨지만, 가족들의 추천과 여러 사정으로 하정우가 주연을 맡게 됐는데요. 당시 <더 테러 라이브>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개봉 시기가 맞물려 흥행 예측이 어려웠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정우의 첫 단독 주연작임에도 불구하고 5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죠.

<악마를 보았다>

한석규→이병헌

<악마를 보았다>는 최민식과 이병헌의 활약이 돋보인 김지운 감독의 명작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이병헌은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는데요. 원래 최민식이 ‘김수현’ 역을 맡고, ‘장경철’ 역에는 한석규가 물망에 올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한석규의 출연이 불발됐는데요. 이후 김지운 감독의 설득으로 최민식이 ‘장경철’ 역을 맡게 되고, 이병헌이 빈자리를 채웠다고 합니다.

<베를린>

이병헌→하정우

<베를린>은 한석규,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 등 화려한 출연진은 물론,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류승완 감독의 작품입니다. ‘표종성’ 역할은 하정우 이전에 이병헌에게 출연 제의가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병헌은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작품인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택했습니다. 그 결과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하정우와 이병헌 두 사람 모두 윈윈하게 된 셈이죠.

<타짜>

이병헌→조승우

<타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명작으로 회자되는 전설의 영화죠. 조승우가 연기한 ‘고니’를 비롯해 주조연을 막론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사실 조승우가 연기한 ‘고니’ 역할에 이병헌도 물망에 올랐었다고 하죠. 이병헌 역시 긍정적으로 이를 검토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결국 조승우가 ‘고니’ 역를 맡게 됐다고 합니다.

<부산행>

이병헌→공유

<부산행>의 흥행으로 한국형 좀비 영화의 성공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마동석, 공유, 정유미 등 모든 배우들의 활약이 대단했죠. 그중에서 공유가 아이 아빠인 ‘석우’를 연기한다는 것이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는데요. 사실 이 역할 역시 이병헌에게 제의가 들어갔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이미지와 스케줄 문제 등 여러 사정이 맞지 않아 고사했고, 공유가 이 역할을 맡게 되었죠. 그 결과 천만 영화를 넘어 전 세계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동감>

송승헌→유지태

최근 20년 만에 김정권 감독의 영화 <동감>이 재개봉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지인’ 역할의 유지태는 대세 멜로 배우로 급부상할 수 있었는데요. 또한 이 작품을 본 허준호 감독이 <봄날은 간다> ‘상우’ 역으로 유지태를 캐스팅했다고 하죠. 그런데 ‘지인’ 역할은 원래 당시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주목받던 송승헌이 물망에 올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역할을 고사했고 김하늘, 유지태의 케미를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어린 신부>

권상우→김래원

<어린 신부>는 당시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김래원, 문근영 주연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문근영은 국민 여동생에 등극하며 각종 상을 휩쓸었는데요. 물론 상대역 김래원의 활약이 있었기에 더욱 빛날 수 있었겠죠. 사실 김래원이 연기한 ‘상민’ 역할은 권상우에게도 제의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래원은 <어린 신부>, 권상우는 <말죽거리 잔혹사>에 출연하면서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성공했죠.

<공동경비구역 JSA>

최민식→송강호

<공동경비구역 JSA>는 지금의 박찬욱 감독을 있게 해준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병헌, 신하균, 김태우, 이영애 등 모든 배우들의 활약이 빛났죠. 특히 ‘오경필’ 중사를 연기한 송강호는 이 작품을 통해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사실 감독은 이 배역에 최민식을 염두에 뒀는데요. 하지만 당시 <쉬리>를 촬영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최민식이 <쉬리>에서 군인이었는데 또 입대하냐며 거절했다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