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을에 개봉했던 <범죄도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7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죠. 한 손으로 범인을 제압하는 ‘마석도’ 형사와 “늬 내 누군지 아니?” ‘장첸’을 비롯해 모든 조연들까지 주목을 받으며 화제였는데요. 그동안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범죄도시 2> 촬영이 최근 다시 시작됐다고 합니다.

<범죄도시 2>는 전작의 조연출이었던 이상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거기에 마동석과 새로운 얼굴인 손석구까지 출연해 신선한 작품을 선사할 예정인데요. 또한 이번에는 15세 관람가로 더 많은 관객들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하죠. 그렇다면 벌써부터 기대되는 후속작을 보기 이전에 미처 모르고 넘어갔던 <범죄도시> 비하인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범죄도시’ 탄생 스토리

영화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은 30살에 데뷔 기회를 놓치고, 이후 17년 동안 계속 영화를 준비했지만 매번 엎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평소 친분이 있던 배우 마동석이 함께 영화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영화가 바로 <범죄도시>였죠. 마동석은 2004년 가리봉동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줬고, 거기에 마동석과 친분이 있던 실제 담당 형사 윤석호가 함께 만나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강윤성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마동석이 기획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마동석이 무조건적으로 흥행을 보증하는 배우가 아니었는데요. 또한 강윤성 감독 역시 장편 영화 연출이 처음이라 투자가 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독은 영화를 포기하고 스페인으로 떠났고, 극적으로 3년이 지난 후에 투자를 받아 제작했습니다.

‘범죄도시’ 비하인드

<범죄도시>는 2007년 ‘흑사파’ 사건을 참고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당시 사건의 조직 구조만 가져오고 2004년 ‘가리봉동’ ‘왕건이파’ 사건을 주요 레퍼런스로 해서 만들었습니다. ‘가리봉동’은 실제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다 보니, 극중 조직명을 바꿨음에도 쉽게 허가를 받기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대신 ‘신길동’ 재개발 지역과 타 지역에서 촬영을 했고 미술팀이 2004년 ‘가리봉동’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재연했습니다. 영화 속 대부분의 장면은 현장에서 촬영한 것이며, 극 초반 등장하는 노래방 역시 세트가 아닌 실제 폐업을 앞둔 가게였다고 하죠. 영화 속 세트에서 촬영한 장면은 경찰서 컨테이너와 후반부에 등장하는 공항 화장실 장면입니다.

마석도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는 2004년, 2007년 수사를 전담했던 형사들을 모티프로 해 만들어졌습니다. 감독은 캐릭터를 구축할 때 미드 ‘실드’의 ‘빅 매키’ 형사를 참고했다고 하는데요. 외형적으로는 강인하지만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극중 ‘마석도’가 노래방 주인에게 방검복을 빌려주는 장면이 있죠. 이 장면은 사건을 담당했던 윤석호 경위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한 ‘진실의 방’ 역시 윤석호 형사의 아이디어였는데요. 영화의 상당 부분이 실제 그의 경험과 일치할 뿐만 아니라 마동석은 윤 형사의 걸음걸이, 말투, 행동까지 재연해냈습니다.

영화 속 ‘마석도’는 감독이 의도한 대로 강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죠. 이러한 장면과 대사 대부분은 마동석의 애드리브에서 탄생했습니다. 범인을 죽일 듯 때려 놓고 “야, 숨 쉬어 숨!”하는 대사라든지 “어, 아직 싱글이야” 역시 마동석의 애드리브로 탄생하게 된 명대사였는데요. 또한 팔에 상처가 났지만 근육 때문에 보지 못하는 장면도 애드리브로 탄생했다고 합니다.

장첸

‘장첸’ 역의 윤계상은 제작자인 장원석의 추천으로 출연하게 됐습니다. 그는 <비스티 보이즈>를 작업했을 당시 윤계상을 인상 깊게 보고 추천했다고 하는데요. 윤계상은 감독과의 첫 만남에서 자기 안에 악마가 살고 있으며, 그것을 끄집어내보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에 감독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개봉 이후 윤계상의 재발견이라는 찬사가 끊이지 않았죠.

처음 시나리오가 완성되었을 때는 ‘장첸’의 과거와 범죄를 일삼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감독은 점점 인물이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가 합리화되는 느낌이 들었고 이를 삭제하게 됐는데요. 그 결과 ‘장첸’이라는 완벽한 악인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장첸’의 트레이드마크인 장발, 선글라스, 코트는 윤계상의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는 붙임 머리로 장발을 연출했고 여자친구인 이하늬에게 머리 묶는 법을 열심히 배웠다고 하죠. 윤계상과 진선규는 드라마 ‘로드 넘버원’에서 처음 만나 친분을 쌓았습니다. 이후 <풍산개>에서도 윤계상 추천으로 함께 출연했는데요. 윤계상은 진선규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연기력에 감탄했고 평소 연기 스승으로 모신다고 합니다.

흑룡파

‘흑룡파’는 ‘장첸’ 역의 윤계상, ‘위성락’ 역의 진선규, ‘양태’ 역의 김성규로 구성된 조직입니다. 이들은 윤계상 주도하에 거의 매일 합숙을 해가며 합을 맞췄다고 하는데요. 또한 악인처럼 보이기 위해 모두 체중을 감량하고 촬영에 임했습니다.

진선규는 사실 처음 ‘위성락’ 역할 오디션을 봤을 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감독에게 다시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그 결과 ‘위성락’ 역을 맡게 됐습니다. 그는 특유의 선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던 중 머리를 깎으면 어떨까 해서 바로 분장실로 달려가 머리를 밀었는데, 매우 성공적인 결정이었죠.

‘양태’ 역할은 원래 캐스팅도 늦게 되고 별로 주목받지 못한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선규를 비롯해 김성규 역시 촬영장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고, 윤계상은 자신의 분량을 양보해가며 이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그 결과 모든 배역이 빛날 수 있는 작품이 탄생한 것이죠.

금천서 강력 1팀

윤계상이 ‘흑룡파’ 조직원들에게 분량을 양보한 것처럼 마동석 역시 다른 형사 배역 배우들에게 분량을 양보해가며 촬영했다고 합니다. ‘흑룡파’ 조직원들이 체중을 감량했다면, ‘전일만’ 반장 역의 최귀화는 역할을 위해 오히려 체중을 증가시켰는데요. 또한 그의 명대사 “제가 누굽니까 전일만! 전 일만 합니다.”라는 최귀화의 애드리브로 탄생했습니다.

‘오동균’ 형사 역의 허동원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에 시사회 감상평마다 댓글을 달았다고 합니다. 그가 단 댓글은 5,600개가 넘었는데요. 그 결과 영화 온라인 홍보사에서 마케팅에 힘써준 것에 감사하다며 그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