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종종 벌어지곤 합니다. 그런 일들로 인해 정해진 대로 촬영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을 ‘NG’라고 하죠. 하지만 의외로 갑작스럽게 벌어진 황당한 상황 속에서 좋은 장면들이 탄생하기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오늘은 당황한 배우들의 리액션으로 탄생한 장면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파이트 클럽>

<파이트 클럽>은 유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작품입니다. <세븐>, <조디악> 등을 연출한 영상미의 대가 데이빗 핀처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기도 하죠. 극중 평범한 자동차 리콜 심사원 ‘잭’은 어느 날부터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는데요. 우연히 만난 ‘테일러’를 통해 인생에 변화를 겪게되는내용입니다. 영화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닌 심오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명작으로 손꼽힙니다.

극 초반 사고로 집이 불탄 ‘잭’은 우연히 만난 ‘테일러’에게 하룻밤 묵을 것을 부탁하게 됩니다. 이상하게도 ‘테일러’는 자신을 한 대 때리면 집에 데려가겠다고 하는데요.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의 두 사람의 첫 싸움이 벌어지는 이 장면은 사실 살짝 때리는 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에드워드 노튼은 실제로 브래드 피트의 귀를 세게 때렸고, 상황을 예상치 못했던 브래드 피트는 실제와 같은 리액션을 보였죠. 그가 한 욕설은 아마 대사가 아닌 실제 리액션일지도 모릅니다.

<나 홀로 집에>

<나 홀로 집에>는 개봉한지 30년이 넘었지만 크리스마스만 되면 여전히 TV에서 볼 수 있는 오래된 명작입니다. 귀여운 소년 맥컬리 컬킨과 미워할 수 없는 악당 조 페시, 다니엘 스턴의 열연이 빛나는 코미디 영화인데요. 현실 속에서는 아이를 혼자 집에 두는 것부터가 범죄에 가까운 이야기이지만, 코믹하게 그려내면서 은근한 사회 풍자와 재미까지 잡은 작품이죠.

영화 내내 ‘케빈’에게 당하기만 했던 해리 일당은 마침내 ‘케빈’을 잡아 코트 걸이에 걸어둔 채 협박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에서 ‘해리’는 ‘케빈’의 손가락 하나하나를 다 물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하는데요. 리허설 당시 조 페시는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실제로 맥컬리 컬킨의 손가락을 물어버렸고, 결국 상처가 나고 말았다고 하죠. 몇 년 후 한 인터뷰에서 맥컬리 컬킨은 여전히 그때의 흉터가 남아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대규모 주식 사기로 인생의 극과 극을 경험한 인물 조던 벨포트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입니다. 디카프리오는 조던 벨보트를 연기했으며, 그의 첫 직장 상사인 ‘마크 해너’는 매튜 맥커너히가 역할을 맡았는데요. 매튜 맥커너히는 작중 초반에만 등장하지만, 조던 벨포트의 인생관 형성에 큰 역할을 하죠.

극중 ‘마크’는 점심시간에 마약을 하는가 하면, 행동도 범상치 않은 괴짜입니다. 영화에서 ‘마크’와 ‘조던’이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 장면에서 갑자기 매튜 맥커너히는 디카프리오에게 가슴을 치며 허밍하는 의식을 가르쳐 주죠. 사실 이 행동은 실제로 매튜 맥커너히가 촬영 전에 늘 하는 의식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갑자기 애드리브로 이러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고, 당황한 디카프리오는 스코세이지 감독을 쳐다보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를 재밌게 본 감독은 디카프리오의 당황한 모습까지 그대로 촬영해 영화에 넣었다고 합니다.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반제의 제왕’ 시리즈는 불가능 할 것만 같았던 판타지 소설을 실사화 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죠. 한국에서도 세 편의 시리즈가 300만,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했고, 여전히 사랑받는 영화인데요. 특히 판타지 영화를 유독 저평가하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13개 부분 후보에 올랐을 만큼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비고 모르텐슨이 연기한 ‘아라곤’ 역할은 극중 주인공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중요한 역할이었습니다.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에서 ‘아라곤’이 ‘프로도’와 ‘샘’이 죽은줄 알고 절규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이 장면에서 그는 철로 된 헬멧을 발로 차며 주저앉아 소리칩니다. 슬픔이 느껴졌던 이 장면은 사실 그의 고통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헬멧을 차면서 엄청난 고통을 느낀 비고 모르텐슨은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았고, 이후에 확인해 보니 그의 발가락 두 개가 부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는 2005년 개봉한 인기 코미디언 스티브 카렐 주연의 코미디 영화입니다.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며 흥행했는데요. 스티브 카렐이 연기한 ‘앤디’는 극중 동네 마트에서 일하며 만화와 피규어를 좋아하는 청년입니다. 어느 날 동료 직원들에게 그가 숫총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한 소동을 그렸습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주인공 스티브 카렐이 가슴 털을 제모를 하는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장면은 CG나 분장이 아닌 실제 스티브 카렐의 가슴 털을 제모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연기가 아닌 실제 고통에서 비롯된 장면이라 그런지 더욱 실감나게 연출된 것 같습니다.

<버드맨>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각본상을 수상한 <버드맨>은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입니다. 한때는 슈퍼 히어로 ‘버드맨’을 연기해 톱스타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잊힌 배우 ‘리건 톰슨’이 재기에 도전하는 내용을 그렸는데요. 주인공을 연기한 마이클 키튼 역시 한때 ‘배트맨’이었기 때문에 극중 주인공과 비슷한 지점이 있죠.

극중 마이클 키튼이 타임스퀘어 앞 많은 사람들 속을 헤집고 다니며 발가벗은 채고 스트리킹을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 장면은 특수효과로 재연한 것이 아닌, 실제 타임스퀘어 앞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실제 마이클 키튼의 발가벗은 모습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리얼하게 연출됐죠. 스태프들은 일부러 시선을 끌기 위해 드럼 밴드까지 투입했는데요. 또한 거리에 노출되어 있는 광고들이 그대로 담겨, 해당 브랜드들한테 하나하나 연락해 허가를 받아야했다고 합니다.

<샤이닝>

1980년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은 잭 니콜스 주연의 스릴러 영화입니다. 극중 소설가인 ‘잭’은 겨울 동안 문을 닫는 호텔의 관리직을 맡게 됩니다. 가족들과 들뜬 마음으로 호텔에 들어갔지만, 고립된 생활에 그는 점점 미쳐가는데요. 잭 니콜슨의 광기어린 연기도 화재였지만, 아내 ‘웬디’를 연기한 셸리 듀발의 연기력 역시 대단했죠. 이 작품으로 셸리 듀발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셸리 듀발이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그의 실제같은 공포에 질린 연기 덕분일 텐데요. 어쩌면 셸리 듀발의 영화 속 창백하게 질린 모습은 연기가 아닌 실제였을지도 모릅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실감나는 장면 연출을 위해 유독 셸리 듀발에게 엄격한 태도를 취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잭 니콜슨과 대결하는 장면은 무려 127번을 촬영해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하죠. 셸리 듀발의 혼신의 연기덕에 이런 명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