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은 전설의 야구 선수 요기 베라가 남긴 말이죠. 모든 스포츠가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9회말 2아웃 까지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것이 야구입니다. 그만큼 야구라는 종목은 극적인 스포츠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그런지 유독 한국 드라마와 영화 중에서는 야구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죠. 그렇다면 오늘은 야구 선수로 분해 드라마틱한 감동을 선사한 배우들의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퍼펙트 게임’, 조승우

‘일구일생 일구일사’ ‘공 하나에 죽고 공 하나에 산다’ 바로 영화 <퍼펙트 게임>에서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퍼펙트 게임>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경기로 기억되는 최동원과 선동열의 선발맞대결을 그린 작품이죠. 이미 서로 1승 1패의 전적을 갖고 있었던 당대 최고의 투수 최동원과 선동열은 세 번째 대결을 치르게 됐는데요. 영화는 당시 실제 경기에서 관중들이 느꼈던 희열을 재연한 작품입니다.

영화 제작 중 조승우가 연기한 최동원 선수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재연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 개봉 이후 조승우의 연기가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로 비슷한 싱크로율을 보여 호평을 받았는데요. 조승우는 최동원 선수의 제스처, 투구 폼까지 리얼하게 재연했죠. 또한 <타짜>에서 인연을 맺은 김윤석이 대사를 녹음해가며 사투리 연기에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노력파였던 최동원 선수처럼 조승우의 엄청난 노력으로 완성된 작품입니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임창정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은 1998년 개봉한 임창정, 고소영 주연의 로맨스 영화입니다. 야구를 중심 소재로 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 안에서 멜로를 풀어내 더욱 로맨틱한 연출이 가능했던 작품인데요. 영화는 야구 선수의 꿈을 포기하고 심판이 되기로 결심한 청년과 배우를 꿈꾸는 연극영화과 학생의 만남을 그렸죠. 임창정이 연기한 ‘범수’와 ‘현주’ 역의 고소영 모두 꿈을 이루고 사랑까지 이뤄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줬습니다.

영화는 야구 심판이라는 주목받지 않는 직업을 조명하며 신선함을 선사했습니다. 또한 임창정의 순수한 청년 연기도 인상 깊었죠. 영화 속 해태의 김응룡 감독과 김성한 코치가 등장한 장면은 어설픈 연기로 웃음을 주기도 했는데요. 특히 한국시리즈 시구를 위해 경기장을 찾은 ‘현주’와 심판을 맡은 ‘범수’가 경기장을 꽉 채운 관중들 앞에서 키스를 나누는 엔딩 장면이 명장면으로 기억 되죠. 이 장면은 실제 1998년 플레이오프 때 경기를 보러온 관중들 앞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아는 여자’, 정재영

<아는 여자>는 장진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특히 장진 감독은 평소 야구팬으로 잘 알려져 있죠. 극중 정재영이 연기한 주인공 ‘동치성’은 한때 잘나가던 투수에서 2군으로 밀려난 외야수입니다. 이 인물은 장진 감독과 친분이 있는 투수 박명환을 모티프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치성’은 여자 친구에게 이별 선고를 받고, 동시에 병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됩니다. 이후 ‘치성’은 바텐더이자 자신의 스토커인 ‘이연’과 엮이게 되죠. 4차원인 ‘이연’은 ‘땅볼을 잡아서 관중석으로 던지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하는데요. ‘치성’은 어차피 죽을 거 뭐 어때하는 심정으로 그 말을 실천에 옮기며 현실에서는 보지 못할 장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작품은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러스한 대사, 연출로 호평을 받은 동시에 인물들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스토브리그’, 채종협

‘스토브리그’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작년 한해 화제가 됐던 남궁민 주연의 작품입니다. 드라마 타이틀인 스토브리그는 야구가 끝난 비시즌 시기에 선수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스토브리그’는 다른 야구 관련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구단을 운영하는 프런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남궁민, 박은빈, 조병규 등 주연 배우들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짠내를 유발하며 주목받은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유민호’ 투수 역의 채종협입니다. 극중 ‘유민호’는 고등학생 때 전국대회에서 입은 부상으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인물인데요. 채종협은 186cm의 큰 키와 건장한 몸으로 완벽히 야구 선수를 재연한 것은 물론, 신인임에도 인물이 갖고 있는 아픔을 연기력으로 소화해내 호평을 받았습니다.

‘응답하라 1994’, 유연석

드라마 속 야구선수 하면 전 시리즈 화제가 되었던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극중 ‘김선준’은 연세대 에이스 투수로 당대 야구 유망주로 불린 임선동, 조성민, 박찬호 등을 모티프로 한 인물인데요. 90년대 당시 프로 스포츠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대학 스포츠를 그려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소환해 냈죠.

유연석은 그동안 출연한 전작들에서 대부분 악역으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극중 ‘나정’에게 보여준 다정함과 따뜻함으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는데요. 특히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을 인용하면서 ‘나정’을 향한 애정을 로맨틱하게 보여줬죠. 작품 이후 유연석은 스타덤에 오르게 됐고, 연달아 주연을 꿰차며 활약하고 있는데요. 현재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해 신원호 PD와 함께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슈퍼스타 감사용’, 이범수

<슈퍼스타 감사용>은 <퍼펙트 게임> 이전에 80년대 프로야구를 그려낸 이범수 주연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제목에 등장하는 삼시 슈퍼스타즈 출신의 투수 감사용의 이야기를 그렸는데요. 실제 좌완투수였던 감사용을 재연하기 위해 이범수는 투구 연습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당시 이범수는 주연보다는 조연급 배우로 유명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첫 주연을 맡으면서 좋은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죠.

감사용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창단 멤버로 작은 키에 작은 손을 가진 선수였습니다. 영화의 시놉시스에 의하면 프로야구 20년 역사상 총 758명의 은퇴선수 중 327명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야구계를 떠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감사용은 비록 영화에서는 패하지만, 현실에서는 소중한 1승을 거두고 은퇴했다는 점에서 감동을 주죠. 특히 영화에 앙드레 말로의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라는 말이 등장하는데요. 감사용이야 말로 이 명언에 잘 들어맞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야구소녀’, 이주영

<야구소녀>는 올 6월 개봉을 앞둔 이주영 주연의 독립영화입니다. ‘이태원 클라쓰’의 ‘마현이’로 화제가 된 이주영의 출연은 물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되어 벌써부터 호평이 자자한 작품인데요. 이주영은 이 작품으로 서울 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주영은 천재 야구 소녀로 불리는 고등학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 선수 ‘주수인’으로 분했습니다. 극중 ‘수인’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프로팀에 들어가기 위해 매진하는데요.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기회조차 쉽게 잡지 못하죠. 감독은 물론 친구들과 엄마까지 꿈을 포기하라고 하는 상황 속에서 ‘수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과연 ‘수인’이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를 품게 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