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 Getty images korea

최근 디즈니는 <알라딘>과 <라이온 킹>에 이어 <인어 공주> 실사화를 확정하면서 연이은 디즈니 돌풍을 예고했습니다. 유색 인종의 배우 할리 베일리가 인어 공주 역할을 맡으면서 현지를 비롯해 전 세계가 들썩였는데요. 덴마크 동화가 원작인 <인어 공주>의 ‘에리얼’이 유색 인종 배우가 연기하게 되어 어색하고 아쉽다는 게 주된 의견이었죠.

이처럼 원작이 있는 영화는 캐스팅 자체만으로 큰 논란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은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낮다는 이유에서 문제가 되곤 합니다. 오늘은 개봉 전에는 미스 캐스팅 논란으로 곤욕을 겪었지만, 영화에서 멋지게 소화해낸 배우들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알라딘 役 메나 마수드

워싱턴포스트

국내에서 개봉한 지 2개월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뜨거운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영화 <알라딘>. 주인공 ‘알라딘’을 맡은 배우는 바로 메나 마수드인데요. 메나 마수드는 이집트 출신의 캐나다 배우로, 국내에서는 물론 북미에서도 인지도가 0에 수렴하던 배우였습니다. 캐나다에서 자라 TV 시리즈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활동하고 있었죠.

<알라딘>

<알라딘> 실사화를 확정한 디즈니는, 캐스팅 단계에서 아라비안 분위기에 걸맞은 광범위한 배경과 인종의 배우들을 모으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주조연 모두 다양한 출신과 인종의 배우들이 출연하게 되었죠. 캐스팅 당시 ‘알라딘’ 역 후보로는 메나 마수드와 함께 데브 파텔, 에반 조지아, 리즈 아메드가 있었습니다. 디즈니 쪽에서도 주연을 두 명이나 스타가 아닌 신인을 캐스팅하는 게 큰 모험이었는데요. 캐스팅이 발표되자 역시나 디즈니 팬들은 초면인 메나 마수드를 보고 우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말 그대로 대성공, 현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해 1,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2. 캡틴 마블役 브리 라슨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

다음은 마블 유니버스 사상 첫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 <캡틴 마블>의 ‘캡틴 마블’ 역을 맡은 브리 라슨인데요. 브리 라슨은 <캡틴 마블>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가볍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했습니다. 때문에 <캡틴 마블> 캐스팅이 공개되자, 이전까지 대중에게 보여줬던 모습으로 브리 라슨과 캡틴 마블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죠.

<캡틴마블> 마블 스튜디오

마블 팬들은 원작 코믹스와 브리 라슨의 싱크로율이 떨어진다고 주장했고, 거기에 브리 라슨의 SNS 논란까지 겹쳐 캐스팅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 미스 캐스팅에 대한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뛰어난 연기력과 액션에 브리 라슨의 매력까지 더해져 가볍고 유쾌한 캡틴 마블이 탄생했는데요. 원작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으로 접근해 큰 호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울버린役 휴 잭맨

마블 코믹스, GQ

엑스맨과 울버린의 살아있는 전설, 배우 휴 잭맨은 마블의 역사를 함께 한 배우입니다. 수많은 <엑스맨>시리즈를 보아온 우리는 휴 잭맨이 아닌 울버린을 상상할 수 없지만, 제작 당시 마블 팬들은 휴 잭맨의 캐스팅을 부정적으로 보았는데요. 원작 코믹스의 울버린은 160cm의 작은 키를 가지고, 88kg에서 136kg까지 체중이 변하는 우람한 체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이죠. 휴 잭맨이 원작 캐릭터와 너무나 다른 외모, 그리고 당시 인지도가 없던 무명 배우였기 때문에 팬들의 우려는 더욱 컸습니다. 하지만 그는 울버린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소화해 원작 캐릭터보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하며 논란을 잠식시킬 수 있었습니다.

4. 토니 스타크役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이언 맨 3>

지금은 전 세계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최고의 스타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도 과거 <아이언 맨>을 출연하기 전엔 마약 문제로 구속되어 복역한 후 인디 영화에 출연하며 근근이 생활했었는데요. 당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가 바로 <아이언 맨>이었습니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스크린 테스트에 응했고, 토니 스타크 역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언 맨>

캐스팅 단계 당시 토니 스타크 역 후보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톰 크루즈가 있었는데요. <아이언 맨>의 감독 존 파브로는 이전의 히어로와는 뭔가 다른, 새로운 슈퍼히어로 무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캐스팅에 심사숙고했습니다. 감독은 토니 스타크 역의 후보 중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적극 찬성했는데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최상의 캐스팅이 아닐 수도 있지만 다우니의 강한 존재감 자체가 이 영화를 차별화할 것”이라며 그의 캐스팅 확정에 힘을 실었다고 합니다. 이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이언 맨>에서 전례 없는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이언 맨은 마블의 슈퍼 히어로 중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최고의 히어로가 될 수 있었죠.

5. 조커役 히스 레저

Fanpop, <다크나이트>

영화 사상 최고의 악당으로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빼놓을 수 없죠.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과거 조커를 연기했던 히스 레저는 지금도 회자되는 악역 계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크나이트>를 제작할 당시, 제작진들은 영화의 중역인 조커로 어떤 배우를 캐스팅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수많은 조커 후보 중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히스 레저를 제안했는데요. 당시 놀란 감독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작진과 제작사 워너브라더스까지 히스 레저를 반대했다고 합니다.

<다크나이트>

오죽하면 조커 역으로 히스 레저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 마블 팬들은 ‘상추 잎의 카리스마’라고 비꼬면서 그의 캐스팅을 ‘재앙’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논란에도 굴하지 않고 놀란 감독은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히스 레저의 조커를 무사히 만날 수 있었는데요. 히스 레저는 혼돈을 일으키는 악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역대 최고의 조커 연기를 해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6. 고니役 조승우

<말아톤>, <타짜>

마지막으로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남긴 영화 <타짜>입니다. <타짜>는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둔 영화인데요. 만화 속 주인공 ‘고니’는 큰 덩치에, 우직한 성격으로 당시 순정남 이미지의 조승우와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캐스팅 단계부터 미스 캐스팅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죠. 논란에 대해 <타짜>의 최동훈 감독은, 처음부터 조승우가 연기하는 ‘고니’를 상상하며 작업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개봉한 영화에서 조승우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고니’를 선보였는데요. 원작의 고니를  날렵하고 천방지축한 캐릭터로 재해석해 새롭게 탄생시키며 큰 호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알라딘> 월트 디즈니

오늘은 의외의 캐스팅이 말 그대로 ‘신의 한 수’가 된 영화의 배우들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최근에는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웹툰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종종 미스 캐스팅 논란이 일어나곤 하죠. 앞으로도 영화 속 신의 한 수가 되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배우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