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품에 출연하던,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는 것은 배우에게 최고의 영광이죠. 오늘 소개해드릴 이 분은 매 작품마다 신 스틸러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바로 배우 이엘인데요. 2009년에 드라마 ‘잘했군 잘했어’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황해에서 조성하의 내연녀 주영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됐었죠. 때론 시크하게, 때로는 치명적인 느낌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배우 이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학교가 무서워 가출한 적도

이엘은 어린 시절 뚜렷한 꿈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워낙 내성적이었고 학교생활 자체가 외롭고 힘들어서 고등학교 때는 가출까지 했는데요. 집에 돌아간 후 엄마에게 울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아버지는 “네 뜻을 존중해 줄 테니 네 인생은 네가 책임져라”라고 하시며 자퇴를 허락하셨다고 하네요.

어릴 때부터 영화와 연극 관람을 좋아했던 그녀는 배우의 꿈을 가지고 검정고시에 합격합니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재학 중 강의하러 온 연출가들의 눈에 띄어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섰는데요. 주연급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작품에 참여하며 배우로서의 자질을 탄탄히 다졌습니다.

성형외과에서 수술 거부당한 사연은

이엘은 서른 살에 본격적인 데뷔를 했습니다. 배우로서는 꽤 늦은 데뷔 나이인데요. 긴 무명시절로 인해 부모와의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야’라는 확고한 믿음과 확신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엘은 선이 뚜렷한 매력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녀에게는 독특한 하관이 고민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수술을 결심하고 성형외과로 찾아간 이엘은 뜻밖의 말을 듣게 됩니다. 의사가 “나 수술 안 해요. 기다려봐. 그 턱이 매력이 되는 시대가 올 거야.”라며 수술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진정한 신 스틸러로 거듭나다

의사 선생님의 선견지명 덕분이었을까요? 2009년 드라마로 데뷔 후 영화 황해에서 신인배우와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며 관객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내부자들’에서 정말 유명한 “몰디브 가서 모히또나 한잔할까?” 대사의 주인공이 바로 이엘인데요. 이 대사를 이병헌이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할까?”로 바꿔 말했죠.

이엘의 연기 영역은 무한대입니다. 화류계 마담, 정신이상 스토커,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역할을 소화했는데요. 특히 ‘괜찮아 사랑이야’, ‘하이힐’에서 두 번이나 트랜스젠더 역을 맡으며 섬세한 내면 연기로 극찬을 받았습니다.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라고 평가받는 ‘도깨비’에도 이엘이 출연했는데요. 바로 빨간 코트의 주인공 삼신할매 역할을 맡았습니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파와 빨간 립스틱과 코트를 입은 매력적인 여인의 두 모습을 분장했는데요. 연기 스펙트럼에서 그녀의 한계는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 ‘화유기’, ‘최고의 이혼’,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가 3연 속 흥행에 성공합니다. ‘최고의 이혼’에서는 기존 이미지와는 다르게 수수한 화장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습니다. 그리고 박성웅과 함께 출연한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는 강렬한 백발 숏컷으로 마치 틸다 스윈튼을 연상시켰습니다.

매번 열정적이고 치명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만드는 그녀의 연기는, 필모그래피가 쌓여 갈수록 더욱 진하고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매력적인 연기 변신을 할지 정말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믿고 보는 배우 이엘 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