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는 국내 관객들 뿐만 아니라 거장 감독들에게도 사랑받는 배우입니다. 유독 영화 출연만 고집하는 그는 지금까지 39편의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는데요. 그중 대부분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이 봤던 작품이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입니다. 특히 송강호는 봉준호, 박찬욱을 비롯해 그가 출연한 작품의 감독들과 여러번 작업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뿐만 아니라 작품과 감독의 성향에 따라 매번 새로운 모습을 찰떡같이 소화해 냅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연기 천재 송강호의 각양각색 필모그래피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창동 감독 X 송강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송강호는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로 비중 있는 조연을 맡게 됩니다. 그는 야비한 깡패 ‘판수’ 역할로 신스틸러에 등극했는데요. 그는 짧은 등장이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 실제 깡패를 섭외한 것이 아니냐는 평을 들었습니다. 이후 송능한 감독이 그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보고 <넘버3>에 캐스팅해 다시 한번 깡패 맡게 되었죠.

이창동 감독과 송강호가 다시 만난 <밀양>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밀양>은 전도연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작품이죠. 하지만 전도연과 이창동 감독은 송강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창동 감독은 송강호를 보고 몸으로만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까지 쓰면서 연기한다는 말을 했는데요. 박찬욱 감독 역시 송강호가 출연한 작품 중에 <밀양>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습니다.

<김지운 감독 X 송강호>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은 감독의 데뷔작 <조용한 가족>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송강호는 사고뭉치 오빠 ‘영민’역을 연기했는데요. 김지운 감독은 그의 연기를 보고 차기작인 <반칙왕>의 주연으로 미리 점 찍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송강호는 <반칙왕>으로 첫 주연을 맡게 됩니다. 당시 신선한 소재와 연출로 코미디 영화의 한 획을 그었죠.

송강호는 <밀정>을 제외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서 코믹한 역할을 주로 맡았습니다. 이후 함께 작업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도 어딘가 모자란 ‘이상한 놈’을 연기했죠. 한국 최초의 서부극이라는 신선함과 더불어 6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박찬욱 감독 X 송강호>

송강호는 수 많은 거장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는 배우죠. 그는 박찬욱 감독의 초기작인 <공동경비구역 JSA>에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송강호는 <넘버3>와 <반칙왕>으로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배우였는데요. 또 전작 <쉬리>에서 진지한 역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혹평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진중한 북한 중사 오경필 역을 소화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복수는 나의 것>과 <박쥐>까지 이어졌습니다. 송강호는 <복수는 나의 것> 시나리오를 받고 3차례나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연기적 변신을 위해 도전하게 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송강호는 <박쥐>에서도 그동안 볼 수 없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죠. 박찬욱 감독은 그를 보고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살려내는 배우라고 극찬했습니다.

<봉준호 감독 X 송강호>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뮤즈이자 페르소나로 유명하죠. 두 사람의 인연은 <살인의 추억>에서부터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 작품을 통해 전작에서 흥행에 실패한 봉준호 감독은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특히 송강호는 대종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후 함께한 한국 최초의 괴수 영화 <괴물>까지 천만 영화에 등극하게 되죠.

송강호는 <푸른소금>, <하울링>에 출연했지만 두 작품 모두 흥행 성적은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봉 감독과 다시 뭉친 <설국열차>로 다시 재기했는데요. 극중 송강호는 열차의 앞칸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돕는 남궁민수 역할로 출연했죠. 이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영화 <기생충>까지 함께 하면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대체 불가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재림 감독 X 송강호>

당시 한재림 감독은 <연애의 목적>으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한재림 감독은 <우아한 세계>를 통해 송강호와 함께하게 됐는데요. 송강호는 극 중 가정을 위해 열심히 살지만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 아버지 인구 역할을 연기했죠. 비록 흥행 성적은 부진했으나 송강호의 연기력이 호평을 받으면서 그 해에도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여러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가 다시 뭉친 작품은 900만 관객을 동원한 <관상>입니다. 송강호는 이 작품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는데요. 극중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는 관상가 내경 역할을 맡아 연기했습니다. 같은 해 개봉한 <설국열차> 역시 900만 관객을 넘겼는데요. 그 다음 개봉한 <변호인>까지 천만 관객을 넘기면서 흥행을 이어갔습니다.

<장훈 감독 X 송강호>

송강호는 <의형제>를 통해 장훈 감독과 함께 하게 됩니다. 영화는 남한의 국정원 요원과 북한의 공작원이 적으로 만나 친구가 되는 이야기죠. 송강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공동경비구역 JSA>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티켓 파워가 센 강동원과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의 만남으로 이 작품 역시 흥행에 성공했죠.

이후 두 사람이 함께한 작품은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입니다. 이 작품은 장훈 감독의 첫 천만 영화인데요. 사실 송강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한 차례 출연을 고사했습니다. 그는 중대한 역사적 사건인 만큼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는데요. 하지만 마음 속에 계속 이야기가 남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양우석 감독 X 송강호>

송강호의 인생작들 중 <변호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송강호는 이 작품을 통해서 청룡영화제, 백상예술대상을 포함한 8개의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요. 그는 모티프가 된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투, 화법, 행동까지 재연하려고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또한 당시 송강호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후문이 돌기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