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예측하지 못했던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기생충> 팀과 관련된 모든 것이 화제입니다. 2000년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한 봉준호 감독은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그 전까지만 해도 봉준호 감독은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요. 각종 알바를 전전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갔다고 하죠. 그때 그가 했던 알바 중 하나는 결혼식 영상을 찍는 일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도 그랬듯 영화 감독들 중에는 감독 외에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렇다면 오늘은 투잡을 뛰고 있는 감독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샤론 최>

이번 오스카 시상식뿐만 아니라 모든 시상식에서 활약한 숨은 주역이 있습니다. 센스 있는 번역으로 오스카의 MVP라는 찬사를 받은 샤론 최입니다. 샤론 최는 봉준호 특유의 유머 섞인 답변들을 있는 그대로 혹은 더 재미있게 번역해서 ‘언어 아바타’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요.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녀가 전문 통역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샤론 최는 이창동 감독이 영화 <버닝>으로 미국 행사에 참석했을 때도 통역사로 활약했는데요. 골든글로브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이 ‘샤론 최 역시 영화감독이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었죠. 샤론 최는 사실 한국에서 외고를 졸업하고 뉴욕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최근에는 단편영화도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쓸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방은진>

최근 방영 중인 ‘사랑의 불시착’에서 세리의 어머니 한정연 역으로 출연중인 배우가 있습니다. 극중 손예진의 계모를 연기하고 있는 방은진인데요. 1989년 연극배우로 데뷔해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방은진의 현재 본업은 배우가 아닌 감독입니다.

방은진은 2004년 <파출부, 아니다>를 시작으로 엄정화 주연의 스릴러 영화 <오로라 공주>를 연출해 주목받는 감독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전도연, 고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을 연출했는데요. 한동안 연기를 하지 않아 두려움이 있었지만, 배우 이정은의 독려로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하게 됐다고 합니다.

<양익준>

양익준은 독립영화 <똥파리>로 주목을 받은 영화감독입니다. <똥파리>는 독립영화 최초로 1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인데요. 양익준이 직접 각본, 연출, 주연까지 소화한 영화입니다. 부일영화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을 비롯해 각종 국내외 시상식에서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외에도 <그냥 가>, <라라라> 등을 연출했지만 다수의 독립영화에도 출연한 배우기도 합니다.

양익준은 2002년 영화 <품행제로>에 출연해 배우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박시연의 불량한 오빠 한재식,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전과가 있는 조인성의 형 역할로 얼굴을 알렸는데요. 최근에는 영화 <박화영>의 타이틀을 디자인해 디자이너로서의 면모도 보여줬습니다.

<이종필>

이종필은 배수지 주연의 영화 <도리화가>를 연출한 감독입니다. 김인권, 류현경 주연의 <전국노래자랑>을 연출해 감독으로 데뷔했습니다. 당시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이경규는 이종필 감독을 보고 ‘돈이 없으면 배우로 뛰는 감독’이라고 말해 웃음을 샀는데요. 이처럼 이종필은 다수의 독립 영화에 주조연으로 출연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이종필 감독은 영화 <아저씨>에서 노 형사 역할로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는데요. 신세경, 송강호 주연의 <푸른소금>에서도 단역을 출연했습니다. 특히 이종필은 연기와 연출뿐만 아니라 촬영, 조명 등 스태프로도 활약하며 다재 다능한 영화인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박훈정>

영화 <마녀>,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감독입니다. 박훈정은 무려 의대를 다니던 학생이었는데요. 군 시절 중사로 전역하던 중 제적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후에는 먹고 살기 위해 회사에 들어가 게임 시나리오를 쓰며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영화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박훈정은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돼 영화계에 데뷔했습니다.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면서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를 집필했는데요. 2010년 <혈투>를 연출하면서 감독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최근 박훈정 감독은 엄태구, 전여빈 등이 출연하는 <낙원의 밤>을 차기작으로 준비중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