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1000만 영화라고 불리는 영화들은 우리나라에서 5명중 1명은 무조건 관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관객 수를 얼만큼 동원했느냐가 흥행의 지표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종종 ‘1000만 관객을 넘긴 것이 이해가 안 간다’라고 하는 영화들도 있는데요. 스토리가 자극적이거나 시기를 잘 타 볼게 없어서 그나마 보게 되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관객수는 저조했지만 막상 보고나니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영화들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저평가 받은 국내 영화들에는 어떤 영화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지구를 지켜라!>

2003년에 개봉한 <지구를 지켜라!>는 영화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신하균, 백윤식, 이재용 등 훌륭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7만 관객 밖에 동원하지 못했는데요. 전반적인 스토리는 병구 역의 신하균이 외계인으로 의심되는 백윤식을 잡아 지구를 지키려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비록 한국에서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감독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요.

<지구를 지켜라!>는 독득한 포스터 때문에 ‘B급 영화’느낌이 강하게 나는데요. 한국 정서상 B급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장르죠. 그래서 인지 비록 손익 분기점은 넘기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시대를 앞서간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는 단순히 과대 망상증에 걸린 남자가 벌이는 소동이 아닌 사회 비판적인 요소도 담고 있는데요. 막상 보고 나면 재미와 감동, 반전적이 요소들이 숨어있다고 하네요.

<김씨 표류기>

<김씨 표류기>는 최근 개봉한 <백두산>의 이해준 감독이 연출했는데요. 정재영이 연기한 김씨가 자살에 실패하고 여의도 밤섬에 표류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또한 정려원은 인터넷 세상이 전부인 히키코모리 역할을 맡았는데요. 영화는 단순히 코미디 영화가 아닌 세상에 버려진 두 주인공이 서로를 통해 위로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믹한 포스터와 달리 막상 보고 나면 긴 여운이 남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 표류기>는 <캐스트 어웨이>를 따라한 한국판 코미디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또 당시 사람들은 히키코모리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어 큰 공감을 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72만 명이라는 관객수로 손익 분기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올드보이>, <부산행>과 함께 최고의 한국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고 하네요.

<끝까지 간다>

<끝까지 간다>는 명배우 이선균, 조진웅 주연의 범죄, 액션 영화입니다. 비리형사 이선균과 마약반 형사 조진웅의 얽히고 설키는 관계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요. 김성훈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는데 만 7년이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특히 이선균은 이 영화에서 아파트 난간을 넘는 등 대부분의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스릴 넘치는 영화 전개와 달리 B급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포스터가 문제였다고 하는데요.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는 포스터만 빼고 봐달라는 반응이 많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최종 스코어 300만 관객을 동원해 손익 분기점을 훨씬 넘겼죠. 또한 칸 영화제에서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작품성이 인정받은 영화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바람>

영화 <바람>은 정우 주연의 독립영화입니다. 주인공인 짱구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명문고에 진학하지 못하는데요. 남들과 다른 폼 나는 삶을 살고 싶었던 짱구가 상고에 진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우의 학창시절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해서 화제가 됐었죠. 특히 <바람>은 1990년대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대부분의 삽입곡을 국악풍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10만 관객이라는 적은 수가 관람했는데요. 저예산 독립영화다 보니 큰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우가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해 인기를 얻으면서 다시 주목 받게 되었는데요. 영화 후기를 보면 90년대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주인공의 모습에서 크게 공감됐다는 평이 많습니다. 또 정우는 <바람>을 통해서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스카우트>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김현석 감독이 연출한 <스카우트>는 임창정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임창정뿐만 아니라 엄지원, 박철민, 백일섭 등 연기파 배우들도 대거 출연했는데요. 선동열 야구 선수의 어린 시절을 모티프로 픽션을 더해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는 ‘호창’이 선동열 선수를 대학 야구팀에 스카우트 하기 위해 광주로 떠나면서 시작되는데요. 광주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기 10일 전부터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스카우트> 역시 어떻게 보면 마케팅 때문에 흥행하지 못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포스터만 보면 야구와 관련된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사실은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영화입니다. 그때문인지 아쉽게도 30만 관객에 그쳐 손익 분기점을 넘지 못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 해 시나리오 상과 최우수 연기상, 작품상까지 거머쥔 명작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띵작’임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되고 있는 영화들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홍보를 비롯한 여러 요인으로 인해 흥행은 실패했지만 모두 작품성이 있는 영화들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낯설지만 작품성이 있는 이런 영화들도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