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 번 만나면 우연, 두 번 만나면 인연, 세 번 만나면 필연’이라는 말이 있죠. 우연이 반복되면 운명이라는 의미인데요. 이러한 운명 같은 만남이 영화에서도 종종 일어납니다. 같은 영화에 여러 번 함께 출연하면서 특급 케미를 보여준 배우들, 함께 알아볼까요?

1. 하정우-김윤석

<추격자> 포스터

첫 번째는 바로 충무로의 믿고 보는 조합, ‘하정우X김윤석’입니다. 두 사람은 2008년 <추격자>를 시작으로 벌써 세 번이나 함께 작업을 해왔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 속 두 사람이 언제나 양극에서 서로를 쫓고 쫓기는 역할을 맡아왔다는 점인데요.

<황해>

<추격자>에서는 출장 안마소 여성들을 이유 없이 죽이는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지영민(하정우)과, 그를 뒤쫓는 전직 형사 엄중호(김윤석)로 등장했는데요. 이 영화를 통해 하정우는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죠. 다음으로 2010년 <황해>에서는 빚 때문에 청부 살인하러 한국에 온 연변 출신 조선족 김구남(하정우)과, 청부살인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김구남을 처리하려는 살인 청부업자 면정학(김윤석)으로 분해 살벌한 연기를 보여줬는데요. 흔히 볼 수 없었던 조선족이 주인공인 영화였기 때문일까요? <황해>는 수많은 명대사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1987>

그리고 2017년 개봉한 <1987>에서는 사건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장 박처장(김윤석)과 이에 맞서 부검 명령서를 발부해 진실을 파헤치는 공안부장(하정우)으로 등장하면서 전작 못지않은 갈등과 대립을 보여줬습니다. 개봉 당시 하정우는 “세 번째 작품에서는 같은 편에서 사건을 함께 해결하고 김윤석 선배님의 뒤를 따라가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반대 진영에 서게 되어서 아쉽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 두 사람의 공통점 중 하나로는 바로 감독으로 데뷔한 배우라는 점인데요. 때문에 김윤석은 하정우와 연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2. 전지현-이정재

<도둑들>

다음으로 볼 배우들은 전지현과 이정재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영화들을 보면 어제의 연인이 오늘의 적으로 만나게 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과거에 아련한 사랑을 연기했던 두 사람이 12년 후, 속고 속이는 적으로 만났습니다.

<시월애>

2000년 개봉한 <시월애>에서 두 사람은 꼬여버린 시간 속에서 안타깝고 여운 남는 잔잔한 사랑을 그렸는데요. 신인 시절 전지현의 멜로 연기를 볼 수 있는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죠. 이후 2012년에 개봉한 <도둑들>의 두 사람은 같은 편의 도둑이지만 서로를 배신하고 속이는 사이로 등장합니다. <도둑들>의 뽀빠이(이정재)와 예니콜(전지현)을 포함해 톡톡 튀는 캐릭터들은 큰 사랑을 받으며 천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죠.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암살>에서도 역시 두 사람 사이에서 배신은 일어나는데요. 친일 반민족 행위자 암살 작전의 대장 안옥윤(전지현)과, 임시정부 경무국의 대장 염석진은 독립을 위해 함께 힘 모아 작전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사실 염석진은 독립운동가에서 친일파로 돌아선 배신자였는데요.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영화 후반부에서 안옥윤이 직접 염석진을 암살하는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CH TTL

전지현과 함께 세 번이나 작업한 이정재는 “같이 작품을 할 때마다 그의 연기에 놀란다. <시월애> 때는 어린 친구가 어쩜 저렇게 연기를 잘할까 싶었고, <도둑들> 때는 몸이 풀린 자연스러운 모습에 놀랐고, <암살>에서는 안옥윤 역할을 깊이 있게 해내는 모습에 감탄했다.”라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3. 하정우-조진웅

톱스타뉴스

지금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면서 주연급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조진웅과 하정우가 지금까지 무려 6개의 영화에 함께 출연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조진웅이 데뷔 후 최근까지 조·주연을 막론하고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영화로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군도>, <허삼관>, <암살>, <아가씨>, 그리고 특별 출연으로 함께 한 <국가대표>까지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들을 살펴보자면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두 사람은 과거 부하와 두목의 관계였으나 판호(조진웅)가 독립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조직 보스로 등장했죠. 그리고 2016년 개봉한 <아가씨>에서 두 사람은 히데코(김민희)의 재산을 노리게 되는데요. 도피 결혼을 계획해 히데코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사기꾼 후지와라 백작(하정우)과 히데코의 이모부이자 후견인 코우즈키 노리아키(조진웅) 역을 맡으며 색다른 연기를 보여줬죠.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에 두 사람 모두 캐릭터를 위해서 체중 감량이 필요했는데요. 함께 다이어트하며 외모를 관리했다고 후일담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4. 김태리-문소리

<아가씨>스틸컷, 네이버 영화

<아가씨>로 시작된 인연은 여기 또 있습니다. 히데코의 하녀 숙희(김태리)와 히데코의 이모(문소리)로 출연한 두 사람 역시 지금까지 총 세 개의 영화를 함께했는데요. <아가씨>에서는 두 인물의 시간적 배경이 달라 함께 촬영한 장면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개봉한 <1987>에선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는 대학생 연희와, 마지막 시위 장면에서 선창하는 참여자의 역할로 문소리가 특별 출연하게 되었죠. 이렇게 두 영화에서 작은 인연으로 함께 했던 두 사람이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모녀로 출연하게 됩니다.

<리틀 포레스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공식 인스타그램 @cjes.tagram

물론 세 영화 모두 직접적으로 함께 하는 장면은 많지 않았지만, 연이어 세 개의 영화를 함께 작업하면서 두 사람은 사적으로도 꽤나 가까워진 듯싶은데요. 문소리가 감독·출연한 <여배우는 오늘도> 상영 당시에관객과의 대화 행사에 문소리와 김태리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또 문소리의 기획사 SNS에는 ‘김태리가 응원하는 문소리’라는 내용으로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오면서 두 사람이 다정하게 앉아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5. 공유-정유미

배우 김미경 인스타그램 @kim_mee_kyung

마지막으로 살펴볼 배우는 연예계 대표적인 배우 절친, 배우 공유와 정유미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결혼설이 돌 만큼 각별한 친분을 자랑하는데요. 공유와 정유미 역시 지금까지 두 개의 영화를 함께 작업했고, 최근까지도 세 번째 영화 촬영을 함께 했는데요.

<도가니>, <부산행> 네이버 영화

두 사람은 2011년 개봉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도가니>를 시작으로, 전 세계의 호평을 받은 <부산행>까지 함께 출연했습니다. 지금까지 두 개의 작품에선 함께 힘을 합쳐 상대를 무찌르는 협력 관계였다면, 2020년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는 <82년생 김지영>에선 부부로 출연하게 되었는데요. 과연 공유와 정유미, 연예계 대표 절친이 보여주는 부부 케미는 어떨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