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타임 내내 주인공이 들키거나 잡힐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보는 게 바로 스릴러 영화의 묘미인데요. 영화를 보다가 위기에 봉착한 주인공에 이입해서 손에 땀을 쥐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이런 장면이 등장하면 잔뜩 산 팝콘도 잊을 만큼 영화에 몰입해서 보게 되는데요. 오늘은 한국 영화 속 관객들 숨 못 쉬게 만든 레전드 장면들, 함께 알아볼까요?

1. <끝까지 간다> 시체 운반 씬

첫 번째로 포스터와 다른 반전 영화를 뽑는다면 항상 순위권에 있는 바로 그 영화, <끝까지 간다>입니다. 이 영화에서 현직 형사 ‘고건수(이선균)’는 모친상 중 급한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향하다 실수로 행인을 치게 되는데요. 차에 치인 사람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자신의 차 트렁크에 시체를 싣고 출발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내사 소식에 차 안의 시체를 한시 빨리 처리해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요.
건수(이선균)가 가장 안전하게 시체를 숨길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해낸 곳은 바로, 어머니의 관 속. 그는 시체가 발각되기 전 어머니의 관 안에 시체를 옮겨 사건을 은폐하고자 합니다. 건수는 어머니의 관이 있는 방까지 환풍구를 이용해 시체를 옮기고 관 속에 넣는 것까지 성공하는데요. 시체를 넣은 관 안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리는 장면은 보는 관객들마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아슬하고 긴장되는 순간이었죠.

2. <택시운전사> 택시 검문 씬

스릴러 장르의 영화는 아니지만, 2017년 개봉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의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도 이러한 장면이 있습니다. 영화 후반부, 취재를 마치고 광주를 탈출하려는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와 만섭(송강호)이 서울로 돌아가려다 만난 검문소에서 검문을 받는 장면인데요. 이미 검문소에는 ‘외국인 승객을 태운 서울 택시’를 잡으라는 지시가 내려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들은 전남 택시 번호판으로 바꿔 단 상태로 검문소에서 택시 수색을 당하던 중에 차 트렁크에서 서울 번호판이 발각되고 맙니다. 이대로 붙잡히는 듯했으나 서울 번호판을 발견한 중사는 조용히 트렁크를 닫으며 눈감아주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며 탈출하는 장면은 흔히 등장하는 클리셰라서 이 장면도 진부한 클리셰 사용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이 장면은 실화입니다. 영화의 실존 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회상에 따르면 실제로 택시의 서울 번호판이나, 촬영 필름을 담은 통을 발견했지만 이를 눈감아준 검문 군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로만 봐도 긴장되는 이 장면이 실화라니, 정말 놀랍죠?

3. <신세계> 스파이 발각 위기 씬

한국 느와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세계>도 살펴볼까요? 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남긴 영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이 장면이 될 수 있겠네요. 정청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의 연기가 돋보인 장면이기도 하죠.
국내 최대 범죄 조직 ‘골드문’에 잠입한 신입 경찰 이자성(이정재)이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성을 진심으로 아끼는 조직 2인자 정청(황정민)은 자성이 스파이인 것을 눈치채죠. 하지만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한 건 이신우(송지효)와 오석무(김윤성), 자성은 신우가 고문당하며 죽느니 편안하게 죽을 수 있도록 제 손으로 직접 신우에게 총을 쏩니다.

4. <추격자> 하정우-서영희 씬

개봉한 지 11년이나 된 영화지만, 새로운 스릴러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항상 함께 언급되는 <추격자>는 매 장면마다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영화로 유명하죠. 많은 명장면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지만 그중에서도 두 개의 장면이 대표적인데요. 극중 연쇄살인범인 지영민(하정우)의 단서를 잡기 위해 김미진(서영희)이 메시지를 보내던 장면은 잊지 못할 명장면이죠.
그리고 보는 관객들 애간장 녹인 걸로 더 유명한 두 번째 장면은 바로 동네 슈퍼 장면인데요. 영화 후반부, 영민의 집에서 도망치는데 성공한 미진이 동네 가게에 숨게 되고, 우연히 그 가게에 물건을 사러 들어온 영민과 가게 사장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보는 관객들에게 탄식해 마지않았던 바로 그 전설 같은 장면이죠.

5. <블라인드> 지하철 추격 씬

마지막으로 볼 영화는 2011년 개봉한 스릴러 영화 <블라인드>입니다. 시각장애인 민수아 역을 맡은 김하늘의 연기가 빛났던 영화인데요. 지하철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게 쫓기는 장면은 주인공이 시각장애인이어서 위기가 더욱 극대화되었죠. 보는 관객들도 덩달아 앞 못 보는 주인공에 이입해 강한 긴장과 아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한국 영화는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빠르게 발전해오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범죄 스릴러 영화야말로 한국 관객들의 오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매년 여름이면 관객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스릴러 영화들이 꾸준히 개봉하고 있죠.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여름밤, 스릴러 영화 한 편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