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계가 이토록 을씨년스러웠던 적이 있을까요.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동북공정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자마자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보였던 중국 자본 PPL이 덩달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지나친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한국 드라마가 앞장서서 중국 내의 동북공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논란이 되었던 드라마 속 중국 상품 PPL 장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극 명가 SBS의 오점
<조선구마사>

<조선구마사>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방영 전부터 논란의 중심이었습니다. 조선의 건국에 생시와 로마의 교황청이 얽혀있다는 파격적인 소재 때문이었습니다. 14세기 무렵에는 로마 교황청과 명나라의 교류가 활발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당시 유럽은 흑사병 때문에 선교사 파견을 거의 하지 않았던 상태였어서 역사 고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나올 엉망진창의 역사 고증에 비하면 이 정도는 판타지적 허용으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조선구마사>

<조선구마사>는 방영 첫 주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중국식 월병과 만두로 가톨릭 사제들을 대접하는 장면이 논란이 된 것이었습니다. 술상에 내온 술조차도 중국식 술이었죠. 심지어 양녕대군이 들고 다니는 칼은 역사 문외한이 봐도 중국식 대검인 다다오였습니다. 충녕대군은 드라마 내내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필수품이었던 갓까지 쓰지 않은 채 맨 상투를 버젓이 드러낸 상태로 나왔습니다. 심지어 그 상태로 의주까지 가톨릭 사제를 모시러 가기까지 했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조선구마사>

심지어 <조선구마사>에 쓰인 노래도 중국풍이었다는 게 밝혀지자 논란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조선구마사>에 삽입된 노래 중에는 <월아고-고쟁독주>와 <고산류수-고금독주>란 곡이 있었는데, 문제는 고금과 고쟁 모두 유명한 중국 전통 악기라는 것이었죠. 물론 중국 노래가 쓰일 수도 있지만, 중국의 동북공정에 버금가는 선동물 같은 드라마에 중국식 노래가 삽입되어 중국 자본을 받아 제작된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SBS 시청자 게시판>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SBS는 공중파 중에서도 사극 명가라고 불릴 만큼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작품들을 제작한 이력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SBS는 2001년 드라마 <여인천하>부터 판타지와 고증이 잘 녹아든 퓨전 사극 <육룡이 나르샤>와 <뿌리깊은 나무>, 동학 농민 운동을 충실히 구현한 <녹두꽃>까지 제작한 방송사입니다. 이런 이력 때문에 네티즌들은 ‘역사적 고증에 충실할 수 있는데 안 한 것이다’, ‘방송사에 길이 남을 퓨전 사극 여럿 만들고 몰랐다는 게 말이 되냐’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필이면 중국식 비빔밥?
<빈센조>

<빈센조>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중 하나인 드라마 <빈센조>도 중국 자본의 힘을 받은 작품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와 세계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중국 자본과 손을 잡은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문제는 <빈센조>에 등장한 PPL 상품 그 자체였습니다. 8화에서 극중 캐릭터인 빈센조가 중국식 레토르트 식품을 먹는데, 이 제품이 바로 중국식 비빔밥이었던 것입니다.

<빈센조>

심지어 제품의 겉포장에는 중국어로 ‘한국식 파오차이’라고 표기되어 있어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근 중국이 한국의 김치를 ‘중국의 파오차이를 흉내 낸 음식’이라고 폄하한 바 있어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는데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한복부터 김치까지 전부 훔쳐가려는 이 시국에 빌미를 제공했다’, ‘하고많은 중국 음식 중에 왜 굳이 비빔밥이냐’ 같은 비난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빈센조>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빈센조>의 PPL 장면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돈 없으면 콘텐츠도 못 만드는 한국’, ‘한국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남은 재료를 모아 넣다가 비빔밥이 나온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해당 PPL이 화제가 되자 <빈센조> 관계자는 ‘총 4회의 제품 노출 가운데 나머지 3회분에 대해 취소 협의에 들어갔다’라며 절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만 보면 중국 드라만 줄
<여신강림>

<여신강림>

<조선구마사>와 <빈센조> 이전에는 드라마 <여신강림>이 있었습니다. <여신강림>은 문가영, 차은우, 황인엽 등 청춘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되었죠. 게다가 원작 웹툰 또한 TOP 5 안에 드는 인기작이었던 지라 흥행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중국 제품 PPL 노출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는데요.

<여신강림>

문제의 장면은 버스 정류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극중 인물인 이수호와 임주경이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는데, 뒤로 보이는 광고판에 커다란 중국 쇼핑몰 광고가 걸려있던 것입니다. 드라마의 몰입도를 해칠 정도로 어색한 PPL이었을 뿐만 아니라 광고 자체가 중국어로 되어있어 정지된 사진만 보면 한국 드라마인지 중국 드라마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여신강림>

어색한 PPL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임주경과 강수진이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 먹는 장면도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고등학생들이 편의점 음식을 사 먹는 장면은 흔히 있는 연출이지만, 문제는 임주경이 먹는 음식이 중국 레토르트 제품 브랜드의 훠궈였다는 점입니다. 해당 상품은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제품에 딸린 냅킨에까지 브랜드의 로고가 떡하니 적혀 있어 개연성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신강림>
<여신강림>

게다가 임주경과 강수진이 훠궈를 먹는 편의점 유리창에는 중국어로 된 광고 포스터들이 줄줄이 걸려있었는데요.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어떤 편의점에 저런 말도 안 되는 포스터들이 걸려있냐’, ‘PPL을 하고 싶으면 번역이라도 하지, 무슨 광곤 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판매도 안 하는 제품을 왜 굳이 PPL 해서 극의 몰입도를 해치냐’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