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전, 어느 나라에서 수십만 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같은 나라의 경찰과 군인에 의해 말입니다. 길거리 총격전으로 죽은 사람도 있었고, 끌려가 고문 당해 시신도 없이 사라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바로 1980년 대한민국 광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40여 년 전의 민주화 운동이 최근 미얀마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민주화 운동 때문입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직도 오월이면 광주는 운다
<택시운전사>

<택시운전사>

<택시운전사>는 광주의 ‘어떤 일’을 취재하려는 기자 피터와 그런 피터와 우연치 않게 광주까지 동행하게 된 택시운전사 김만섭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소시민 만섭이 광주의 참변을 마주하고 그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불안함, 안타까움, 공포, 참담함 등 감정선을 섬세하게 다뤄 관객의 심정을 대변했죠. 게다가 군인 중 한 명이었던 ‘박 중사’가 만섭과 피터를 구해주는 장면은 시민들을 살리고자 했던 군인도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 더욱 깊은 울림을 줬습니다.

<택시운전사>

여태까지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택시운전사>는 그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힙니다.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에 토마스 크레취만 같은 명배우들이 열연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믿기 힘든 실화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영화였죠. 특히, 외신기자였던 위르겐 힌츠페터의 보도 덕에 광주의 민주화 운동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널리 알려졌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택시운전사>

1980년 광주는 참혹 그 자체였습니다. 사복경찰과 군인들이 무장한 채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고,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연행했습니다. 시민을 향한 발포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헬기를 통한 공중사격이 있었다는 증언까지 확인됐었죠. 당시 광주병원에는 부상자들과 확인되지 않은 시신들로 미어터질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택시운전사>에서도 만섭이 사복경찰에게 쫓기기도 하고 군인들의 발포 장면을 목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대학생 ‘재식’의 시신도 공간이 부족해 병원 복도에 놓여 있었죠.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

영화 <화려한 휴가>도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밝은 느낌의 제목과는 달리, ‘화려한 휴가’는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의 비공식적인 작전명이었습니다. <택시운전사>와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영화지만, <화려한 휴가>는 조금 더 비극적인 그날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특히 민우와 신애가 영화를 보던 중 군인에게 구타를 당하던 시민이 영화관 안으로 난입한 장면이 당시 관객들에게 큰 충격과 임팩트를 줬죠.

<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택시운전사, 고등학생, 간호사 등 무고한 시민들이 왜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고, 어떻게 대항했는지를 세밀하게 비춥니다. 하지만 역사에 기록된 대로, 영화의 등장인물 대부분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실제로 영화에서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진우는 광주의 학생 운동을 이끈 전영진 열사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기도 했죠.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KBS>

80년대 격렬한 시기를 보낸 후,대한민국에는 마침내 봄이 찾아온 듯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시민들은 또다시 봄을 찾기 위해 광화문으로 모였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감화된 것이었을까요? 2019년에는 홍콩에서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실제로 홍콩 민주화 운동, 일명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한국 촛불집회에 감동을 받았다’라고 직접적으로 밝혔죠.

홍콩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있었습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집계조차 되지 않는 사상자가 발생했죠. 민주화의 불씨는 홍콩에서 태국으로, 태국에서 미얀마로 옮겨갔습니다. 총선 결과에 불복한 미얀마 군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시위의 방아쇠였습니다.

<뉴시스>
<경남도민일보>

미얀마 국민들은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함과 동시에, 군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평화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과 닮았기 때문일까요? 미얀마 시민들도 두 번이나 민주화 운동을 일궈낸 대한민국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시위현장에 민주화 노래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오기도 했죠. 또한 일부 미얀마 네티즌들은 한국어로 미얀마의 상황을 알리는 글을 SNS에 올려 도움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경남신문>

이에 국내 네티즌들도 미얀마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SNS에 ‘#savemyanmar’ 해시태그 운동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미얀마의 현 사태를 알리는데 공헌하기도 했죠. 또한 현지 교민들과 연대하여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하루빨리 미얀마에 봄이 찾아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