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이션>

영화 매니아들이라면 한 번쯤 해외 영화를 보다가 반가운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바로 해외 영화에서 익숙한 한국의 흔적을 발견한 경험 말이죠. 실제로 2002년 개봉했던 <스파이더맨>에서 삼성과 LG의 전광판이 영화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광판 하나로도 이렇게 반가운데, 한국어가 들린다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하지만 반대로 어색하기 짝이 없는 한국말 대사는 관객들을 실망스럽게 하기도 하죠. 오늘은 해외 영화 속 한국말 대사를 알아보겠습니다.

세상에 저런 사투리가?
<블랙 팬서>

<블랙 팬서>

2018년, 전국을 ‘와칸다 포에버’로 물들였던 <블랙 팬서>가 개봉했습니다. 특히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촬영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개봉 전부터 마블 팬들을 설레게 했었죠. 하지만 막상 영화가 개봉하자 관객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한국인도 알아듣기 힘든 한국말 대사 때문이었는데요.

<블랙 팬서>

부산 수산시장의 비밀 카지노를 찾아가기 위해 나키아와 트찰라 일행은 한국인인 소피아를 찾아갑니다. 이때 소피아의 대사가 압권인데, 부산 사투리는커녕 한국어로도 들리지 않기 때문이죠. 소피아 역을 맡은 알렉시스 리는 재미교포 출신 배우임에도 나키아 역을 맡은 루피타 뇽오보다 못한 한국어를 구사해 웃지 못할 상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블랙 팬서>

심지어 한국 개봉판에서는 별도의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더욱 알아듣기 어려운 장면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소피아의 말을 추리하는 뜻밖의 영어듣기평가가 인터넷에서 유행하기도 했었죠. 실제로 예능에서 받아쓰기 미션으로 사용될 정도였으니, 대사의 어색함을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청주 날씨가 궁금한 짐 캐리
<예스 맨>

<예스맨>

짐 캐리가 주연을 맡은 2008년 영화 <예스 맨>에도 한국어 대사가 등장해 관객들을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좋은 의미의 당황이었습니다. 매사 부정적이고 불친절한‘칼’은 우연한 계기로 ‘예스맨’ 컨벤션을 듣고 모든 일에 ‘Yes’라고 대답하며 바뀌는 이야기입니다. <앤트맨>감독의 작품인 만큼 재치있는 대사와 코믹한 연출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예스맨>

극 중 칼은 한국어 수업을 듣는데, 이때 ‘청주 날씨는 어때요?’라는 다소 생뚱맞은 대사가 나와 관객들을 웃게 했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칼은 이때 배운 한국어로 나중에 한국인 직원인 수미와 유창하게 대화하기도 합니다. 외국인임에도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장면으로 한국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죠.

<예스맨>

실제로 짐 캐리는 한국어 발음만 4주 내내 연습하는 열정을 보였죠. 짐 캐리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어 대사 연기를 ‘내 생애 가장 힘들었던 일’로 뽑으며 한국어 학습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유창한 한국어로 관객들을 폭소케 했으니 배우로서 짐 캐리의 역량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기계도 빨리빨리
<베케이션>

<베케이션>

B급 코미디를 좋아하는 영화 매니아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영화 <베케이션>에도 한국어 대사가 나옵니다. 다만 이번에는 특이하게 기계가 한국어를 해 한국인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네비게이션의 안내 언어가 한국어였던 것입니다.

<베케이션>

자동차 여행을 가는 중 네비게이션을 조작하던 러스티는 실수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언어에 비해 크게 윽박지르는 듯한 한국어가 나오자 가족들은 놀라며 겁에 질려합니다. 네비게이션은 ‘야! 너 장난해?!’, ‘똑바로 운전해!’, ‘야 이 새끼들아!’ 등 비속어까지 남발하며 고함을 칩니다.

<베케이션>

이에 다른 가족들은‘왜 다른 언어보다 화난 목소리죠?’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1분 남짓한 이 장면은‘한국 네비의 위엄’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와 큰 화제가 됐었죠.네티즌들은 이 장면을 보며‘한국인 빨리빨리 어디 안 가지’, ‘운전학원 선생님이 녹음하셨나’등 한국어를 익살맞게 잘 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