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 고깃집 서빙, 마트 상하차, 아이스크림 가게, 결혼식 사회, 아이돌 굿즈 판매원. 현재 정상급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연기자가 과거에 생계유지를 위해 했던 아르바이트인데요. 그의 인생을 바꾼 작품을 만나기 직전까지 온갖 아르바이트와 작품 오디션을 병행하던 이 배우가 걸어온 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기 학원 한 달 다니고
합격한 연영과

배우 류준열은 처음부터 배우의 꿈을 가진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사범대 진학을 위해 재수를 하던 중, 서서 공부하다가 선 채로 2시간 잠든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공부는 나의 길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여 진로를 바꾸었죠. 평소 친구들 앞에서 농담하고 웃기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던 그는 자연스럽게 연기 쪽에 꿈을 꾸게 되었고, 한 달 연기학원을 다닌 후 수원대학교 연극 영화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그는 ‘아르바이트해서 등록금 내는 것보다 장학금 타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하여 학기 중에는 학업에만 집중하기 위해 수업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가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방학을 이용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했는데요.

피자 배달, 막노동, 케이터링, 음식점 서빙, 편의점, 돌잔치 사회, 아이돌 콘서트 굿즈 판매원 등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청운초등학교 연극부에서 3년간 방과 후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에게 연극과 뮤지컬을 지도한 이색적인 경력을 밝히며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랜덤으로 튀어나와도 거의 다 해본 것일 정도’라고 말했죠.

엄청난 노력 끝에 얻은
첫 기회

그는 대학생활 동안 단편 영화 출연을 통해 연기 공부를 이어갔으며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작품 오디션을 준비했습니다.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직접 명함을 만들어 방송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30편이 넘는 단편 및 독립 영화에 참여했죠.

그러던 중 2014년 가수 클래지콰이의 ‘내게 돌아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2015년 3월 개봉한 독립영화 <소셜포비아>를 통해 공식적으로 데뷔했습니다. 변요한과 함께 호흡을 맞춘 이 영화에서 류준열은 주연인 아프리카TV 인기 BJ 양게 역을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죠.

류준열은 원래 이 작품에서 ‘노량진 현피 멤버’ 중 1인, 즉 단역에 캐스팅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따로 양게 배역 연기를 준비했고, 이후 감독과의 미팅에서 준비해 간 연기를 선보여 다시 양게 역할로 캐스팅되었죠. 스스로 기회를 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영화 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추후 여러 작품에 캐스팅될 수 있었습니다.

인생을 바꾸어 준 <응팔>

이전까지 수많은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무명 배우였던 그는 2015년, 자신의 인생을 바꾼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신원호 PD의 히트작 시리즈 <응답하라 1988>의 김정환 역에 캐스팅된 것인데요. 2015년 4월 1차 오디션에서부터 제작진들을 놀라게 한 자유연기를 선보인 그는 3차 오디션 끝에 최종 캐스팅이 확정되었고, 류준열은 그 순간 눈물을 보였죠. 3차 오디션 당시에도 소속사 없이 혼자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의상을 반납하러 다니던 그가 첫 주연 작품을 만났기 때문이죠

<응답하라 1988>은 최고 시청률 21.7%라는 케이블 드라마 사상 전무의 히트를 기록하였으며, 류준열은 ‘츤데레’ 남자 주인공 김정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데뷔 1년 만에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극중 짝사랑하는 혜리와 케미를 보여주며 ‘어남류’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으며, 작품 이후 실제 연인 관계로 발전하기도 했죠.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 이후 현재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채결하며 ‘소속사 없는 배우’ 타이틀을 떼었습니다. 더하여 그의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으며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 tvN 10 Awards에서 대세 배우상을 수상하였죠.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대체 불가 배우’

이후 그는 영화 <로봇, 소리>, <섬, 사라진 사람들>, 첫 주연작 <글로리데이>, <계춘 할망> 등에 출연하며 <소셜포비아> 이후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었는데요. 이 작품들은 모두 ‘응팔 신드롬’ 이전, 소속사 없이 직접 오디션을 통해 따낸 배역들이었죠. 그리고 같은 해 MBC 드라마 <운빨 로맨스>의 남자 주인공 제수호 역을 연기하며 지상파 첫 주연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후 영화에만 집중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간 그는 2017년, <더 킹>에서 조인성의 동창이자 조직폭력배인 최두일 역을 연기하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같은 해 개봉한 <택시운전사>에서는 정반대 캐릭터인 대학생 재식 역할을 연기하며 천만 배우로 등극하게 되었죠. 대선배 최민식과 호흡을 맞춘 <침묵>은 흥행에는 실패하였지만 몰입도 있는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류준열은 이듬해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는데요. 힐링 드라마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김태리, 진기주와 함께 잔잔한 호흡을 맞추었으며, 범죄 액션 영화 <독전>에서는 반전 캐릭터 ‘서영락’을 맡아 다시 한번 연기력을 인정받았죠. 두 작품을 병행하며 촬영한 그는 <독전>에서 하얀 피부로 나와야 하는 설정 때문에 <독전> 감독이 수시로 그의 살이 타지 않았나 확인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세 개의 주연작을 통해 스크린에 등장했는데요. 자동차를 소재로 한 범죄 오락 영화 <뺑반>에서 에이스 순경 역할을 연기했으며, 범죄 영화 <돈>에서는 유지태, 조우진과의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 역을 완벽히 소화했죠. 처음 도전한 사극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는 독립군 분대장 장하 역을 연기하며 4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류준열은 스스로를 ‘가진 건 몸 밖에 없는 배우’라고 칭했던 무명배우에서 한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응팔’ 직전까지 수차례 오디션에 낙방한 그의 모습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명언이 제격인 것 같네요.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