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여러 갈림길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이 배우는 고등학교 시절 학과 선택, 꿈을 위한 궂은 아르바이트, 대학교 자퇴 등 수많은 선택의 단계를 거쳐 오늘날의 충무로 스타로 거듭났는데요. 독립영화로 주목받기 시작하여 이제는 당당히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 배우의 파란만장한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힘든 알바 생활로 버틴
연기 열정

어린 시절 남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개구쟁이였던 이제훈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차분한 학생으로 자랐습니다. 주변 어른들이 ‘네가 이렇게 얌전하게 클 줄 몰랐다’고 할 정도였죠. 그러나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학과를 고민할 때 남들 앞에서 끼를 뽐낼 때의 희열이 다시 생각나 연극 영화과라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공대 진학을 선택하였고,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생명정보공학과에 진학하였죠.

하지만 그는 대학 생활 중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중 다시 연기의 꿈을 이루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버지께는 비밀로 하고 휴학한 후 연기학원에 등록했는데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젊은 나이에 하고 싶은 거 하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그는 학원비를 벌기 위해 공사판을 떠돌고 자동차 공장에서 차 물청소를 하며 힘들게 생활했죠.

어렵사리 이어가던 연기 생활도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연기학원 선생님을 따라 나간 극단에서 처음부터 주인공을 맡게 됐지만 부족한 연기력에 다음 회에 바로 단역으로 강등되었죠. 그는 ‘그날에 정말 펑펑 울었다’고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더하여 ‘이걸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두려움에 부딪혀 결국 자퇴 후 200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재입학 했습니다.

독립 영화계에서
갈고닦은 연기력

이제훈은 2007년 첫 단편영화 <밤은 그들만의 시간>, 2008년 첫 장편 영화 <약탈자들>로 공식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 사이?>라는 독립영화로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는데요. 동성애를 다룬 퀴어 영화에서 게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죠. 동성과 격정적인 배드신이 있어 촬영 전 고심했지만 이 영화에서의 연기로 그는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도 몇 편의 단편영화와 <방자전>, <김종욱 찾기>의 단역으로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방자전>에서는 조여정의 옷을 맞춰주는 한복장이 역할로 잠깐 출연하였는데요. 당시 무명 배우에 가까웠던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그가 유명해진 후에야 그의 <방자전> 출연 사실이 유명해졌죠.

인생을 바꾼 2011년 작품들

이제훈은 2011년에 드디어 그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완벽하게 각인시키는 작품을 만났습니다. 독립영화 <파수꾼>의 ‘일진’ 기태 역을 연기하며 연기력의 정점을 보여주었죠. 이 영화는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함께 출연한 배우 박정민, 서준영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소름 돋는 연기를 선보였죠. 또한 같은 해 <고지전>의 악어중대 임시 중대장 신일영 캐릭터 또한 호평을 받으며 제32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습니다.

국민 첫사랑된 라이징 스타

2012년, 400만 관객을 설레게 했던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풋풋한 과거 승민을 연기하며 수지와 함께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하게 되는데요. 이 작품은 그의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인정받아 처음으로 오디션을 보지 않고 캐스팅된 작품이죠.

그는 10살이나 어린 상대역 수지와의 첫사랑 연기를 선보이며 유명세를 타 충무로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였습니다. 영화 속 택시 신 촬영 중, 감정에 너무 몰입해 차 문을 발로 걷어차 찌그러뜨린 것이 그의 인생 최대 일탈이었다는 비하인드스토리가 밝혀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죠. 이후 <분노의 윤리학>, <파파로티>, 드라마 <패션왕> 등을 연이어 촬영 후 입대하였는데요. 제대 후 복귀작으로 <탐정: 홍길동>에 출연하였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진 못 했습니다.

혹평도 호평으로 바꾼
시그널 연기

이제훈은 같은 해 드라마 <시그널>에서 사연 있는 프로파일러 박해영 역할을 통해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방영 초반에는 과장된 연기 톤이 어색해 캐릭터의 성향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연기력 논란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는 앞뒤 맥락을 무시한 채 격양된 감정 신만 오려낸 영상에 있던 반응이었으며 초반 이후부터는 논란이 거의 사라져 박해영은 그의 ‘인생 캐릭터’가 되었죠. 이제훈은 이 드라마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으며 연말에 있던 tvN 시상식에서 PD’s choice 드라마 부문을 수상하였습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

2017년에는 영화 <박열>과 <아이 캔 스피크>에서 독립운동가 박열, 원칙주의자 박민재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같은 해 신민아와 호흡을 맞춘 드라마 <내일 그대와>에서는 마니아층들을 형성하긴 했지만 평균 시청률 1%를 웃돌며 아쉬운 기록을 남겼죠.

이듬해 드라마 <여우각시별>의 주연을 맡아 동시간대 5개의 드라마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최고 시청률 9.8%를 기록하며 연말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후 2년 만에 <파수꾼> 윤성현 감독과 손잡은 영화 <사냥의 시간>으로 돌아왔지만 전작과 비교되는 낮은 완성도와 어설픔에 혹평을 받고 흥행에 실패하였죠.

허나 영화계에서는 여전히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는 그는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도굴>로 다시 극장가를 찾았는데요. 새로운 캐릭터인 천재 도굴꾼 강동구 역을 맡아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고 있죠.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