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비밀의 숲>으로 ‘인생작’ 평가를 받은 배우 유재명. 극중 이름인 이창준과 다크 나이트를 합한 ‘창크나이트’라는 별명까지 생기며 그의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에 수많은 팬들이 열광했는데요. 그는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다소 늦은 나이에 얼굴을 알렸지만, 사실 20년 전부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베테랑 배우입니다. 다양한 영화 속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창크나이트’의 모습,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4번째 영화 출연작, 사생결단

2006년 개봉한 범죄 누아르 영화 <사생결단>은 배우 류승범과 황정민의 케미로 유명한 영화인데요. 줄곧 연극계에서 연기 활동을 펼쳤던 유재명은 30대에 스크린에 데뷔하였고, 34살에 출연한 이 영화는 그의 4번째 영화 출연작입니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감천항 경찰이라는 작은 역할로 출연했죠.

찰나의 순간에 등장,
무방비 도시

그는 2008년 개봉한 김명민, 손예진 주연의 범죄 액션 영화 <무방비도시>에서도 단역 ‘감식반’ 역할을 맡았는데요. 영화 후반부, 김명민이 부검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찰나의 장면에 등장하죠. 짧은 순간이지만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전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응팔을 안겨준 효자 작품,
바람

그는 2009년 작품 <바람>을 통해 그의 얼굴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부 담임 선생, 과외 선생 1인 2역 연기를 선보였는데요. 극 중 정우에게 잔소리하는 1분 30초의 속사포 대사 장면은 그의 이름을 널리 알렸던 <응답하라 1988>에 캐스팅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응답하라 신원호 PD는 <바람>에서 그의 연기를 보고 ‘도롱뇽 아빠’ 캐스팅을 결심했으며, 오디션에서 그가 대본 두 줄을 읽자 신원호 PD는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며 계약을 제안했죠. <바람>의 이성한 감독 또한 그의 출연 장면을 더 늘리고 싶어 그에게 과외 선생님 역할까지 맡긴 비하인드스토리가 밝혀지며 다시 한번 그의 연기력을 감탄하게 했죠.

대배우들에 가려진,
범죄와의 전쟁

유재명은 수많은 명대사와 패러디를 낳은 대표 누아르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도 활약했는데요. 당시 수많은 라이징 스타들이 출연한 가운데 그는 수사관 팀원으로 출연했습니다. 영화 초반 최민식을 연행하는 장면과 검사 역을 맡은 곽도원 옆자리에서 그를 찾을 수 있죠.

아쉬운 통편집, 관상

2013년 히트작 <관상>은 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사극 영화 중 관객 수 4위를 기록했는데요. 주피터필름의 역학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기도 했죠. 유재명은 이 작품에서 뇌물 관리 2역할을 맡아 연기했지만 아쉽게도 개봉된 영화에서는 그 장면이 편집되어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부산 사투리 브로커,
황제를 위하여

그는 이민기, 이태임 주연의 영화 <황제를 위하여>에서는 브로커 역할로 출연했습니다. 짧은 시간 출연한 조연 역할이지만 고향 사투리답게 부산 사투리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죠. 작품 초반 이민기와 함께 야구 경기의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장면에서 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최민식과 호랑이 잡는 포수,
대호

‘조선의 포수와 마지막 호랑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뤘던 영화 <대호>.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 등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였으며 유재명은 이 작품에서 포수를 연기했습니다. 편집된 <관상>을 제외하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첫 작품이어서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죠. 그 또한 ‘힘든 촬영이었지만 또 하나의 기억에 남는 작품이 완성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유아인과 함께 한 첫 작품,
베테랑

1300만 관객을 동원한 2015년을 대표하는 작품 <베테랑>.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이 영화에서 유재명은 화물기사 2 역으로 30초가량 등장했습니다. 수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았지만 그의 얼굴을 찾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요. 그의 얼굴이 제대로 등장하지 않을뿐더러 팔을 휘젓는 모션만 화면에 잡혔기 때문입니다. 최근 개봉한 주연작 <소리도 없이>에서 호흡을 맞춘 유아인과는 사실 초면이 아닌 셈이죠.

감독판에서 부활, 내부자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7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범죄 영화 <내부자들>. 이 작품에서는 조국 일보의 편집위원으로 출연했지만 편집 회의 장면에서만 등장하여 극장판에서는 그의 장면이 모두 편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개봉한 감독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서는 수석기자 3 역할로 출연하여 그의 출연분이 되살아났죠.

북한 간부 역할까지,
브이아이피

영화 <브이아이피>는 <신세계> 박훈정 감독과 장동건, 김명민 등 베테랑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던 작품인데요. 유재명은 이 작품에서 북한 보안성 간부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담배를 피우며 박희순과 대화하는 장면은 짧지만 강렬한 장면으로 회자되죠.

믿고 보는 신 스틸러, 마약왕

영화 <마약왕> 또한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과 송강호, 배두나, 조정석 등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충무로 기대작으로 손꼽혔지만 180만 명 관객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아쉬운 성적을 거둔 영화입니다. 유재명은 유엔파의 뒤를 봐주는 김 반장으로 출연하여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다하였죠.

3년 만에 주연으로, 명당

2018년 개봉한 영화 <명당>은 주피터필름의 역학 3부작 중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었던 <관상>에서는 편집된 작은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명당>에서는 주연 ‘구용식’ 역을 맡아 연기했죠. 유재명 또한 이 점을 두고 당시 ‘요즘 신기하게 좋은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며 몇 년 전과는 다른 모습에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밝혔죠.

2001년부터 40개가 넘는 작품에서 활약해온 유재명은 통편집 되었던 단역 역할에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연 역할로 성장한 배우입니다. 재작년에는 5년의 열애 끝에 띠동갑 연하인 연극배우와 결혼하며 사랑의 결실을 맺었죠.

최근 그는 극장가 화제작으로 꼽히는 <소리도 없이>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유아인과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출연작마다 완벽한 연기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유재명이 보여줄 앞으로의 연기 활약을 기대해보겠습니다.